전남광주 주유소 199곳 날벼락…선수금 받은 석유업체 회생 기각

기름값 244억 미리 줬는데…업주들 피눈물
법원 조사위원 계속기업가치 '0원'…회생보다 청산 판단

10년째 영업중단한 전남의 한 폐주유소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전남광주 지역 주유소들이 석유유통업체에 기름값을 미리 지급했다가 수백억원대 피해를 떠안게 됐다.

해당 업체가 경영난으로 석유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데 이어 기업회생절차마저 기각되면서 거래 주유소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소재 석유유통업체 A 업체가 법원에 제출한 부채명세서를 토대로 파악된 선수금 관련 회생채권은 244억3067만원이다. 채권자는 모두 199곳이다.

채권 발생 사유는 모두 '석유류 매입대금'으로 기재됐다. 주유소가 A 업체에서 기름을 공급받기 위해 미리 지급한 돈이다.

A 업체는 거래업체로부터 선수금을 받은 뒤 석유류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영업해 왔다.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2024년 6~7월부터 선수금에 상응하는 석유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업체들의 피해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A 업체와 약 6년간 거래한 함평 소재 주유소 업주 B 씨는 기름을 공급받기 위해 선수금을 지급했지만 8억 원대에 해당하는 석유류를 받지 못했다.

B 씨는 "집을 사려고 아껴 모아둔 돈까지 기름값으로 넣었는데 결국 기름도, 돈도 받지 못했다"며 "집 마련하려던 돈을 모두 잃고 지금은 주유소에 딸린 방 한 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영난에 빠진 A 업체는 지난해 6월 광주지법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은 회사의 재산 상태와 영업 전망 등을 조사한 결과 A 업체의 계속기업가치를 0원으로 평가했다. 청산가치는 약 130억 원으로 산정했다.

지난해 기준 A 업체의 자산은 약 240억 원, 부채는 약 612억 원으로 순자산은 마이너스 372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조사위원은 회생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보다 기각하는 것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냈고, A 업체의 회생절차는 기각됐다.

B 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영세 거래업체가 피해를 입은 만큼 이 문제가 개별 업체의 채권 문제로 묻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1은 A 업체 대표에게 선수금 채권 발생 경위와 거래업체에 대한 변제 계획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