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 스토킹 해경 직원, 동료들은 피해자에게 "연락 받아 달라"

직장 찾아가 자동차 경적…발신자 표시제한 번호로 105회 연락
피해자 "해경에 신고했더니 고소 권유"…서해해경, 2차가해 확인

여수해양경찰서 ⓒ 뉴스1

(여수=뉴스1) 이승현 기자 = 전 연인의 직장에 찾아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100회 이상 전화를 거는 등 스토킹을 한 여수해경 시보 순경이 벌금형 선고와 함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 신고 이후 해경 측이 형사 고소를 권유하거나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상급 기관인 서해지방해경청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수해경 시보 순경 30대 A 씨는 최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9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 씨는 피해자 B 씨와 결별한 뒤인 2024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총 33차례에 걸쳐 접근하거나 연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헤어진 이후에도 B 씨의 직장에 찾아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105차례 전화를 거는 등 스토킹을 이어갔다.

통상 공무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자동으로 신분이 상실되는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극심한 청년실업난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꿈이던 경찰 시험에 합격했다는 점과 해경 징계표를 참고해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개월보다 낮은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1심 판결을 토대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27일 A 씨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다만 개인정보를 이유로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B 씨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여수해경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관련 사안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토킹으로 인해 휴직까지 고려했다는 B 씨는 여수해양경찰서에 스토킹 관련 민원을 제기했지만 성 관련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형사 고소 등을 권유받았고, 해양경찰청에 조사와 처분을 요청한 뒤에야 감찰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또 A 씨에게 세 차례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진 뒤 A 씨의 동료들이 B 씨에게 연락을 받아달라는 취지로 수차례 연락하고, 지인 관계인 휴직 중 해경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감찰과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동료애로 안타까워 그런 것 같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고 감찰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수해경은 "민원 접수 후 일반 형사 고소 절차와 해양경찰청 '청렴·고충신문고', '스토킹 행위자에 대한 잠정 조치 청구' 등 관련 절차를 안내한 것"이라며 "민원을 정식 접수해 감찰 활동에 착수했고 사건을 축소하거나 무마하려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로부터 연락과 관련한 별도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없어 감찰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수해경 상급 기관인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건을 정식 배당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