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외국인 라이더' 법무부·대학·배달플랫폼 합작품이었다
광주 출입국 비위 신고 침묵했던 법무부 "소속 직원 과실" 해명
대학, 유학생 재범 인지하고 방관…노동계 "양성화 논의 필요"
- 이승현 기자, 박지현 기자,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조수민 기자 =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불거진 외국인 라이더 적발 '부당거래' 비위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무부는 뉴스1이 지난 4일 최초 의혹을 제기했을 때로부터 약 4개월 전에 광주 출입국·외국인 사무소에 대한 비위 신고를 접수했다.
부당거래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까지 받았고 나름대로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이후 조치는 없었다. 광주 출입국·외국인 사무소가 의혹을 부인하는 반박 자료를 냈을 땐 함께 협의하기도 했다.
그러다 동일한 녹취 파일이 공개되자 감찰에 나섰다. 뒤늦은 행보에 법무부가 비위 정황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소속 직원이 금품수수 사실이 없다는 내용 확인 후 일반적인 단속 제보로 판단했다"며 "이후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단속 실시를 지시했어야 하나 누락했다. 해당 직원에 대해선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전국 출입국 관서의 단속 과정을 점검하고 제보 관리 체계를 개선해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감독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당거래의 핵심 인물인 유학생이 한 차례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범칙금을 냈음에도, 배달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 소속 대학인 조선대도 알고 있었다.
조선대의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취업(아르바이트) 안내사항'에 따르면 유학생이 허가받지 않은 아르바이트로 두 번째 적발되면 예외 없이 강제퇴거 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조선대가 이 유학생에게 취했던 조치는 학칙 준수와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 작성, 교수 면담, 학업계획서 제출 정도였다.
결국 이 유학생은 지난 1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2차 적발됐고 최근 자진 귀국했다. 조선대가 재범 정황을 인지했던 게 지난 3월 말쯤이었는데, 이때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학업을 중단하는 상황까진 치닫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학생 관리 체계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월 불법 외국인 라이더 집중 단속 과정에서 법무부는 배달 플랫폼과 간담회를 갖고 라이더용 앱에 신원을 확인하는 '안면 인증 시스템' 도입과 대행업체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권고했다.
근절을 위해선 배달 플랫폼 업체와 대행업체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주요 플랫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제도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법무부의 권고안이 실효성이 떨어지고 민간에만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폰에 안면 인식 기능이 있지만, 없는 기종도 상당하고 인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시 배달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음식점과 대행업체,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법무부 역시 자체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불법 외국인 배달 라이더 문제 근절을 위해선 이들을 고용하는 업주의 처벌이 강화돼야 할 것 같다"며 "자백 외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하려면 강제력이 동반돼야 하는데, 현재 체계와 인력으론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지역 노동계와 인권 활동가들은 불법 외국인 적발 위주의 단속 시스템 변화와 비자에 따른 취업 제한을 어느 정도 풀어야만 양성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상용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현재 비자가 너무 엄격해서 형편이 어려운 유학생들이 불법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며 "배달 대행뿐만 아니라 유학생이 주로 종사하는 업체에 대해 고용과 관련된 '찾아가는 교육' 등의 계도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문길주 전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집에서 보내주는 돈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먹고사는 생계 문제가 있다 보니 미등록 외국인이나 유학생은 한국인보다 적은 급여에도 일을 한다"며 "되려 업주들이 불법 취업을 문제 삼으며 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일삼는데, 양성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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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외국인 배달 라이더 단속 과정에서 특정 업체와 유착 관계를 맺은 사실이 뉴스1 보도로 드러났다.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택한 '편한 길'은 부당거래로 이어졌고 출입국 당국의 신뢰는 훼손됐다. 외국인 불법 행위를 실적으로만 보며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인권적인 행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뉴스1>은 관계 기관들이 보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