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불법 라이더' 대학은 알고 있었다…"학교 밖 제재 어려워"

조선대, 적발 후 또 불법 인지…2차 적발로 자진 귀국
대학 조치는 서약서와 교육·상담…'실효성' 의문

조선대학교 전경.(조선대 제공)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유착 관계로 의심되는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했던 유학생이 최근 출입국 당국에 '2차 적발' 되기 전 소속 대학 측이 재범 사실을 알고도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대학은 유학생 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교육국제화역량인증평가'까지 받은 곳이지만, 유학생이 불법 취업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출국하는 상황이 빚어졌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대학교는 베트남 국적 유학생 A 씨가 배달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 3월 말쯤 인지했다.

교직원이 A 씨가 배달 일을 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다. 당시 A 씨는 이미 배달 라이더로 불법 취업했다가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한 차례 적발돼 통고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대학 측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조선대의 '외국인 유학생 시간제취업(아르바이트) 안내사항'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는 유학생이 일할 수 없는 업종이다. 허가받지 않은 아르바이트로 두 번째 적발되면 예외 없이 강제퇴거 되는 것이 원칙이다.

A 씨의 배달 일을 계속하다 한 번만 더 적발되면 국내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조선대학교가 A 씨에 대해 취했던 조치는 학칙 준수와 함께 불법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약서와 교수 면담, 학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 정도였다.

이후에도 A 씨는 불법 배달일을 이어가다가 지난 1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2차 적발됐고 최근 '자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지난해 9월 조선대학교에 입학해 오는 2029년 졸업할 예정이었으나 출입국관리법 위반 누적으로 다시 국내에 들어오는 게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선대학교 관계자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변호사가 진행하는 법령 교육을 실시한다"며 "1년에 1회 아르바이트 허용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의 경우 서약서 작성 이후 교육을 진행했고 6월 열린 전공 설계 및 학업 설계 캠프에서도 이 학생을 대상으로만 추가 상담도 이뤄졌다"며 "여기까지가 학교가 할 수 있는 조치라고 본다. 한국 학생과 마찬가지로 학교 밖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실질적 제재 등이 어렵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전남광주 서구 쌍촌동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이주·노동단체가 외국인 배달라이더 '표적 단속' 의혹 관련 법무부와 출입국·외국인 사무소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6.8.18 ⓒ 뉴스1 박지현 기자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조선대학교가 지난 3월 말 A 씨의 배달업 종사를 인지했을 당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학업을 중단하는 상황까진 치닫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학생 관리 체계 강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손상용 전남광주노동안전지킴이 사무국장은 "결과적으로 서약서만으로 재발을 막지 못했고 연 1회나 학기당 1회 교육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유학생이 불법 취업에 빠진 사실을 알았다면 규정 안에서 노동권을 지키며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대학의 관리 책임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 B 씨는 A 씨가 일했던 전남광주 지역 C 배달대행 업체와 유착 관계였다는 의혹으로 법무부 차원의 감찰을 받고 있다.

유착의 핵심은 다른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정보를 받는 대가로 A 씨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인데, 지난 10일 뉴스1의 녹취 공개 이후 B 씨는 법무부 차원의 감찰을 받게 됐고 A 씨는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의해 검거됐다.

감찰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법무부가 감찰에 나서기 전인 지난 4월 B 씨와 C 업체 간 유착 의심 신고와 녹취 파일을 받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은폐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