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600일…유가족들 "국가는 뭐 했나" 울분
무안공항 유해 재수색 현장서 '국가 무책임' 규탄
참사 원인·부실 수습 진상규명 촉구…피해 구제 대책도
- 안재영 기자
(무안=뉴스1) 안재영 기자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가 발생한 지 600일이나 됐지만 무엇 하나 밝혀진 게 없고 책임진 이도 전무한 건 국가의 무책임 때문이라며 울분을 쏟아냈다.
또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을 참사로 떠나보내는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성역 없는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1일 오전 10시 30분 무안국제공항 유해 재수색 현장 일대에서 '600일 경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사 발생 600일을 맞아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광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등도 함께했다.
약 30명의 참석자들은 한 순간의 참사로 세상을 떠난 179명의 희생자를 기리고 온전한 유해 수습을 염원하는 묵념을 가졌다.
첫 번째로 발언에 나선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둔덕 충돌과 폭발로 세상을 떠난 179명의 소중한 생명 중 온전한 시신은 다섯구 뿐이었다"며 "참사 직후 손가락 하나라도 찾아달라고 무릎 꿇고 빌었지만, 국가는 보름 만에 수색을 종료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김 대표는 "왜 유류품이 이것뿐이냐는 말에 돌아온 대답은 불에 다 타버려 남은 것이 없다였지만, 그 말은 진실이 아니었다"며 "가족의 옷과 캐리어, 심지어 정강이뼈까지 대형 자루(마대)에 담긴 채 공항 한 편에 방치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지난 600일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무엇 하나 밝혀지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대통령 한 사람에게 기대해서도 안 된다. 국가의 모든 기관이 함께 나서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더 이상 유가족에게 떠넘기지 말아달라"고 읍소했다.
이윤기 광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대표는 "이미 장례를 치른 유가족들이 유해를 직접 수습하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국가는 그동안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가족들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온전히 수습해 달라는 것, 참사의 원인을 밝혀달라는 것, 책임 있는 이가 책임지는 것,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유가족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김재강 씨의 아버지 김영백 씨는 "여전히 생생한 얼굴, 아무리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이름들을 가슴에 묻은 채 하루하루 견뎌냈을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말을 전한다"며 "여러분이 걷고 계신 슬픈 길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곁에서 함께 연대하고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소속 정다은 변호사는 "지난 600일 동안 국가가 한 일은 비정한 은폐와 회피였다"며 "국가가 버린 1700여 점의 유해와 유가족 앞에 대한민국은 답해야 한다"고 열변했다.
강은미 전 국회의원과 장헌권 목사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과 원인 조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국가를 규탄하며 조속한 책임 이행을 요구했다.
이후 유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요구 사항으로 △부실 수습 원인 규명·책임자 문책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자료 전면 공개 △재수습 유해 국가 차원 장례 주관 △성역 없는 진상 규명△유가족 피해 구제 대책 등을 제시했다.
jy879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