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것 적은 배달일 '신고 협박' 착취까지…"피해자 더 없기를"
광주출입국 유착 관계 배달대행업체 전 직원 A 씨
부당 수수료·욕설 피해…단속 제외됐던 C 씨도 같은 증언
- 안재영 기자,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안재영 조수민 기자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죠. 그러다 걸리는 게 무서워서 그만두겠다고 하면 '배달 장부'를 들고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계속 일할 수밖에 없었어요."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과 유착 관계로 의심되는 전남광주 지역 배달 대행 업체에서 라이더로 일했던 A 씨 증언이다.
외국인 A 씨가 배달 라이더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B 업체 덕이었다. 그에게 한국인 명의의 라이더 계정을 구해줬고, 1년 치의 유상 운송 보험료를 대납해 주는 등 배달일에 필요한 여건을 제공했다.
A 씨는 배달일이 생각보다 남는 건 많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라이더 계정을 빌리는 대가금은 매일 내야 하는데, 배달 수수료를 정산받기 전 먼저 차감되는 구조"라며 "일을 하지 않는 날도 내야 하는 돈이라, 하루를 쉬면 다음 날은 마이너스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B 업체가 외국인에 대해선 한국인 라이더보다 배달 건당 수수료를 더 많이 가져가 같은 횟수만큼 일을 해도 남는 건 더 적었다"며 "업체는 외국인이 배달을 많이 할수록 남기는 것도 많아 어떻게든 더 일을 하도록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일 자체가 불법이기도 해 A 씨는 배달 라이더를 그만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빠져나올 순 없었다.
1년치 보험료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계약 기간'이 돼버렸고 이를 갚기 위해 몸이 좋지 않아도 계속 배달일을 해야만 했다.
B 업체가 A 씨를 압박한 수단은 폭언과 외국인 라이더들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했다는 증거인 '배달 장부'였다.
이 장부를 바탕으로 B 업체는 A 씨 등 외국인 라이더들이 힘들다거나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되레 엄포를 놓고 '신고 협박형' 착취를 이어갔다.
착취는 배달을 더 하라는 압박 뿐만 아니라 라이더들의 일상 통제로도 이어졌고 폭력을 행사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외국인 라이더들이 B 업체에서 일했던 건, 이곳의 업주가 "너희들은 잡혀가지 않는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A 씨는 "다른 업체 외국인 라이더들도 B 업체 소속이면 (출입국 당국에) 안 잡힌다는 걸 알고선 부러워했다"며 "그러다 최근 C 씨가 잡혀간 이후로 대부분 잠적한 상태"라고 밝혔다.
C 씨는 B 업체와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이 불법 외국인 라이더 정보를 받는 대가로 단속에서 제외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 의혹이 지난 10일 뉴스1의 녹취 보도로 드러나자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C 씨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B 업체에서 팀장 격이었던 C 씨가 잡혀가자 다른 외국인 라이더들도 불안감에 하나둘씩 이탈하고 있다는 게 A 씨의 전언이다.
A 씨는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많은 욕을 B 업주로부터 들었다"며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해서 강제 출국시켜 버리겠다는 말은 매번 공포였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에서 공익 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을 만난 C 씨도 A 씨의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한국인 배달 라이더보다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B 업체가 외국인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는 걸 그 역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 씨가 '자진 귀국'하기로 하면서 그는 변호인의 조력 없이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를 마치게 됐고 다시 한국에 들어와 유학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C 씨는 동행에 "광주에서 서울로 올 때 왜 가야 한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며 "다시 한국에 오기 어렵다는 것은 (출입국 당국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A 씨는 "폭행과 욕설이 무서워 억지로 배달 오토바이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며 "더 이상 나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jy87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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