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에 승기 안긴 호남…민주당 당권경쟁 결정적 역할

반도체 클러스터 기대감과 대통령 데드크로스 위기감 혼재
전국 유일 대통령 60~70% 지지…'정치'보다 '경제발전'에 투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남광주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6.8.15 ⓒ 뉴스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만 남긴 가운데 김민석 후보에 사실상 결정적 승기를 안겨준 호남의 선택에 눈길이 쏠린다.

당 내외 대립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을 심화시키기보다 안정을 선택하면서 향후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당정구도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전남광주·전북 순회경선을 통해 발표된 득표율은 김민석 후보가 57.54%로 과반을 차지했고 정청래 후보 32.65%, 송영길 후보 9.81%였다.

호남 경선 직전까지 김 후보는 정 후보와 불과 1.48%p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접전을 벌였으나 호남에서 24.89%p의 큰 폭으로 차이를 벌리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박선원 후보가 18.53%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서미화 후보(16.86%)가 2위로 올랐고 최민희(14.79%)·김용(13.63%)·이성윤(13.04%)·한민수(11.25%)·임미애(7.60%)·김영호(4.29%) 후보가 뒤를 이었다.

비록 다시 서울·경기 경선에서 다시 최민희 후보가 1위를 탈환하긴 했으나 친명 최고위원들에게 상위권 우세를 굳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데다 김용 후보가 5위 안에 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 됐다.

대의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만 남긴 가운데 서울·경기 경선 결과도 박빙으로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호남의 전략적 투표가 김 후보 승리의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김민석(왼쪽부터), 정청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서울 지역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6.8.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여기에는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희망하는 지역 당원들의 기대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 투자 사업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프로젝트를 정부와 발맞춰 차질없이 추진할 리더를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집권 1년차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호남경선 직전 데드크로스를 기록하는 등 위기에 봉착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60~70%대 지지율로 이 대통령을 지탱해 온 호남 지지층의 결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권 안정을 강조한 김민석 후보에 맞서 정청래 후보도 '개혁당대표'를 내세우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지나치게 과열된 계파간 갈등은 호남 민심이 오히려 부담을 느끼기 충분했다.

특히 호남 경선을 앞두고 옛 노사모 출신 회원들의 광주행 유세와 '영남 깨시민' 발언 등으로 당내 노선대결이 극에 달했다. 이에 호남 지지층은 정 후보가 김 후보를 역전할 여지를 주기보다 확실한 득표차로 승패의 향방을 결정짓는 길을 택했다.

여기에 지역 국회의원 18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친석or친송' 등 '친명' 노선을 지향한 데다 김영록 전 전남지사 등 '정청래 지도부 타도'를 선언한 지역 정치권의 결집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남 고흥 출신의 송영길 후보가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호남 민심은 '전력 누수'가 발생하지 않으려 화력을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 후보가 꾸준히 우려해 온 신천지 등으로 인한 예상 밖의 기습몰표도 나타나지 않았다.

호남 민심이 '친명'으로 확실한 '가르마'를 타면서 향후 이재명 정부 임기 동안 호남 개발 사업들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여기에 지역 정치권도 대부분 노선을 함께하면서 2년 뒤 총선에서 '정파적 물갈이'의 파도도 덜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해남완도진도)은 호남 경선 직후 "민주당 전당대회가 오딧세이보다 재밌다. 이번 전대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가 될 것이라 처음부터 예견했다"며 "그간 호남이 정치 민주주의에 투표했다면 이제 경제 발전에 투표할 것으로 보고 김 후보에 압도적 지지를 보낼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 영남권 득표율 가중치 등을 종합해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확정한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