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개 '자치구→시 전환' 갑론을박…"재정권 확대" vs "광주해체"

전남 22개 시군보다 교부금 수 천억 역차별 해소 명분
반대 시민들 민주당 항의방문 "특례시로 광주 해체 막아야"

광주시 부활 추진 시민모임이 10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광주당사를 찾아 이날 양부남 의원이 발의한 광주 5개 자치구를 자치시로 전환하는 특별법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시민모임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옛 광주지역 5개 자치구를 자치시로 전환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찬반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보다 취약한 재정권 강화를 위한 법이지만 옛 광주의 단일 행정기구가 사라지면서 상징성과 역사성 상실을 우려하는 반발이 상충하고 있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광주 서구을)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대표발의자인 양 의원과 민주당 소속 의원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광주 5개 자치시들은 즉시 전남 시군과 동일하게 보통교부세를 국가로부터 직접 교부받는다.

전남 시군들이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보통교부세를 정부로부터 직접 교부받는 것과 달리 자치구는 그간 광주광역시를 통해 지원받았고 규모도 더 적었다. 일례로 인구 42만 명인 북구의 정부지원금이 1329억 원인 데 반해 인구 6만 명인 화순군이 3149억 원을 받는 등 역차별을 겪었다.

자치구 명칭도 동구·서구·남구·북구·광산구에서 동광주시·서광주시·남광주시·북광주시·광산시로 바뀐다.

해당 법안은 자치구들의 재정권과 자치권 보완을 촉구하는 광주 구청장협의회의 요청으로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이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5개 자치구가 시로 전환되면 옛 광주 단일 행정기구가 사라지고 역사성과 상징성도 소실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광주시 부활 추진 시민모임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광주당사를 찾아 양 의원의 특별법 발의에 반대하며 항의 방문했다. 향후 광주 정치인들에 대한 낙선운동도 예고했다.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가 옛 광주 5개 자치구를 시로 전환하는 양부남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의 법안에 반대하며 광주 특례시를 설치와 임명직 구청장제를 주장하고 있다.(최영태 SNS. 재배포 및 DB 금지)

이들은 양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의 철회와 광주특례시 지정을 촉구하며 향후 의사결정 과정을 주민투표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는 '광주가 전남으로 확대됐다'는 구청장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정말 광주가 목포, 순천, 여수로 확장되고 그들이 광주시민이 됐다고 생각하겠느냐"며 "그들 대부분은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100만이 넘는 거대 도시를 분할, 해체하듯 없애버린 사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원시처럼 특례시를 두고 산하 구청장들은 임명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3단계 자치형태가 어렵고 2단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구청장을 선출직 대신 임명직으로 하고, 구의회 대신 특례시의회를 설치하면 특례시가 가능하다. 현역들의 임기까지는 보장하자"고 강조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관련성도 언급했다. 최 교수는 "추미애 경기지사의 발언처럼 광주도 일반시로 전환되면 반도체 산단의 지방세는 광산시에만 납부되는 등 광산시만 혜택을 본다"며 "동·서·남·북구청장들이 구민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특례시 승격에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광주 5개 구청장들은 중재에 나섰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남광주특별시의 약칭이 광주특별시로, 광주의 이름과 역사·정신이 유지되고 있다. 통합 이후 더 커진 광주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택 동구청장도 "일본 수도 도쿄도 행정구역상 도쿄시(市)는 존재하지 않는다. 23개 특별구와 26개 시, 5개 정(町), 8개 촌(村)으로 구성됐고 시청이 없이 도청만 있다"며 "그럼에도 누구도 도쿄가 사라졌다고 하지 않듯이 광주도 마찬가지다. 광주 해체는 지나치게 확대 해석된 주장이다"고 진화에 나섰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