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통합 없인 의대도 없는데 회의도 미정…'물거품' 우려
정부, 20일까지 의대 신설 계획서 제출 요구
소재지 고집에 통합 불발시 의대 자체가 무산
-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전남광주 서부권과 동부권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통합을 전제로 의과대학을 신청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양 대학은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목포대와 순천대에 2030년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한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경상북도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구 전남지역)을 의대 신설 지역으로 선정하고 의과대학 신설 추진 계획서를 20일까지 제출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동봉된 계획안에는 지자체가 국립대학교 1곳을 추천한 뒤 대학과 공동으로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는 안내도 포함됐다.
단 국립의대 신설을 조건으로 통합을 추진 중인 목포대와 순천대의 경우 통합을 전제로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다. 양 대학이 통합 방안을 합의하고, 그 내용에 따라 추진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학 통합 무산 등에 따라 단독 공모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서는 양 대학의 통합이 필수적인 조건이 된 셈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도 지난 2일 양 지역 단체장, 국회의원, 총장과 만나 "10일까지 양 대학이 자율적인 협상을 통해 통합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양 대학은 6일 한 차례 협상을 가졌으나 이후 별다른 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회의에서는 '의대 소재지'에 대해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통합과 기한을 못 박으면서 양 대학이 '의대 무산'이라는 위기감은 가지고 있으나, 어느 한 쪽도 의과대학 소재지를 양보할 생각은 희박해 보인다.
마감시한이 임박한 만큼 주말에도 만남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아직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는 2030년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행정 절차나 인당 병상수 등을 고려하면 의대를 목포대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초 민 시장 인수위가 제안했던 '목포 의대·순천 대학병원'안도 인당 병상수, 병상수급제한제도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대 관계자는 "의대 신설은 단순히 정부 결정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복지부와 교육부의 심의 등 행정 절차를 몇 년간 진행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준비가 미흡하면 의사 인력 양성이 몇 해는 연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순천대는 의료 인프라 확장성이나 경제적 이유 등을 들어 의과대학 소재지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정부 공문을 두고 내부적으로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가 대학 1곳을 추천한다는 조항이 '선행'이라며, 반드시 통합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순천대 관계자는 "공문과 대학통합에 대한 내용은 지자체(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대학 모두 동·서부의 의료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통합 협상이 한 발자국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자 지역 사회에서는 "의과대학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양 대학이 서로 의대 소재지만 주장하다가 아예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며 "두 대학이 남은 기간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양 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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