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광주출입국 유착 없다더니…"살려달라고 '조공' 바쳐" 녹취
출입국사무소 직원, 배달업체에 전화 "00 데리고 있냐"
"알아서 할게" 후 실적 제공 약속…부당거래 실사판
- 이수민 기자, 안재영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안재영 기자
배달대행 "안 돼요 A. A 살려달라고 '조공'을 맨날 바치는 거예요." 출입국사무소 직원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
10일 뉴스1이 단독 입수한 전남광주지역 B 배달대행업체와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 C 씨 간 녹취록의 핵심 내용이다.
이 녹취록의 통화는 지난 3월 24일 이뤄졌다. 용건이 있어 전화를 먼저 건 쪽은 출입국사무소 직원 C 씨다.
약 1분 34초간의 통화에서 등장하는 이름은 A 하나다. 대화는 C 씨가 'A 씨를 잡아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그가 B 업체 소속인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B 업체는 맞다면서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한다. A 씨를 살리기 위해 조공을 바치는 것이고, 정보를 주는 것도 A 씨라며 잡아가선 안 된다는 점을 피력한다.
그러자 C 씨는 바로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라며 그를 안심시킨다. 이들이 유착 관계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B 업체와의 유착은 C 씨가 속한 팀의 다른 직원도 함께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화 중 C 씨가 A 씨의 이름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다른 직원에게 '단속방'에 A 씨가 있냐 묻자, 인근에 있던 타 직원들도 호응한다.
은밀한 유착 관계라면 통화 도중 곁에 있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 텐데, 스스럼없이 물어봤다는 점에서 가담한 이들이 더 있거나 C 씨와 B 업체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알아서 하겠다"는 C 씨의 답변에 B 업체는 안심한 뒤 "'또' 실적이 필요하면 말해달라"고 한다. 그러자 C 씨는 "우리는 언제든지 필요하다"며 반가운 기색을 드러낸다.
이후 B 업체가 "다음 주까지 1~2명 맞춰보겠다. 3월 끝나기 전에"라고 말하자 C 씨는 "많이 필요하다. 지금 대대적으로 집중 단속 기간이다"고 재차 호응한다.
거듭 '좋은 소식을 드리겠다'는 B 업체에 C 씨가 '알겠다'고 하는 것으로 통화는 끝난다.
통화 내용을 종합하면 B 업체가 A 씨를 통해 얻은 정보를 C 씨에게 전달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과 C 씨가 속한 곳이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 씨가 알아오는 정보는 자기와 같은 처지의 불법 외국인 라이더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고, 통화가 이뤄진 시기가 법무부 차원의 '외국인 불법 라이더' 집중 단속 때라는 점에서다.
외국인의 불법 취업이나 체류자격 위반에 관한 제보가 오가는 것 자체는 문제로 보기 어렵다.
다만, B 업체가 A 씨의 안전을 대가성으로 보장받고 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통상적인 제보가 아닌 거래이기 때문이다. 지역 배달대행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A 씨는 여전히 B 업체 소속으로 배달일을 하는 중이다.
거래 성사 여부를 따지기 전 C 씨가 먼저 B 업체에 A 씨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다고 귀띔해준 것도 공무상비밀누설죄 소지가 있어 보인다.
앞서 뉴스1은 지난 4일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직원이 B 업체로부터 불법 외국인 라이더 정보를 제공받는 대신 단속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는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답변했는데, 하루 만인 5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유착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적발한 불법 배달 라이더 14명은 고용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했다며 특정 업체에 단속 제외 등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적발한 이들이 독립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이 어떻게 특정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근거가 되는지도 의문인데, 14명은 지난 집중 단속을 통해 광주 지역에서 적발된 수와 일치해 두 달 넘게 불법 외국인 라이더를 한 명도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을 공표한 셈이기도 하다.
의혹 제기 당시 B 업체는 광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측과 통화하며 외국인 불법취업 관련 신고를 여러 차례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유착 관계는 부인했다.
breat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