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한 달 지체도 치명적…내부 갈등 기다릴 시간 없다
[800조 반도체 날릴 텐가]② 2030년 양산까지 '속도전' 절실
산단 들어설 군공항 이전 해법 아직…"합의 도출 힘 모아야"
- 박영래 기자, 전원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전원 기자 = 800조 원 규모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화두는 단연 '속도전'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핵심 메모리 반도체의 전초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자체 간 이해관계와 지역 내부 갈등으로 필수요건인 부지 조성이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하면서 대규모 국책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과 한두 달 새 청와대와 정부, 지자체, 관련 기업들은 '원팀'을 구성해 호남권 반도체 산단 구축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삼성과 SK는 총 800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공표했고, 광주 군공항 부지 일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핵심 거점으로 지정됐다.
1단계로 팹(Fab·반도체 제조공장) 2기를 먼저 건설한 뒤, 시장 상황에 발맞춰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단계별 확장이 추진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30년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됐다.
그러나 2030년 양산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절대 길지 않다. 부지 조성과 용수·전력 등 인프라 구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단 한 달의 지체도 치명적이다.
더욱이 문제의 핵심은 팹이 들어설 광주 군공항 이전 절차가 지역 간 잡음과 소지역주의에 발목을 잡히며 지연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반도체 첨단산업은 기술력 못지않게 '적기 투자'와 '공기 단축'이 생존을 좌우한다. 호남권 반도체 산단이 경기 용인이나 평택 등 이미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 중인 수도권과의 경쟁에서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호남권 투자를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다.
내부 갈등으로 속도전을 놓칠 경우 기업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그 때문에 지금의 갈등 상황을 조정하고 해결할 사회적 거버넌스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이나 지자체 간 단기적인 실리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거점을 유치한다는 대승적 차원의 공론화와 합의 도출 프로세스에 힘을 모아야 한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6일 "혼란만 지속된다면 기업도, 정부도 더 이상 호남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통합특별시장의 단호한 리더십과 성숙한 시민사회의 소통으로 현안 갈등을 조속히 풀고 2030년 '호남산 반도체' 양산을 향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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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돛을 올렸지만 주요 현안을 둘러싼 갈등과 소지역주의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밥그릇 싸움'하다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까지 나온다. 800조 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조성 사업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갈등을 중재할 통합특별시장의 리더십과 시민사회의 성숙한 소통이 필요하다. 뉴스1은 3회에 걸쳐 지역사회에 팽배한 불통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