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악전고투' 광양제철소…"최고 철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견뎌"

작업 열기까지 중첩돼 '찜통 더위'…근무 시간 유연화 시행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오전 전남광주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슬라브 표면 불순물을 제거하는 핸드스카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성준 기자

(광양=뉴스1) 김성준 기자 = "원래 뜨거운 곳이라 웬만한 더위는 버틸 만했는데, 올해는 두 배로 덥습니다."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전남광주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 제강부 슬라브 정정공장.

공장 한편에 마련된 '핸드스카핑' 작업장은 슬라브를 타고 약간의 열기가 전해졌지만 바람이 잘 통해 야외 온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작업을 위해 핸드 토치에 불을 붙이자 순식간에 주변 공기가 달궈지기 시작했다.

몇 걸음 내딛지도 않았지만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더니 안전모 턱끈을 타고 흘러내렸다.

'스카핑'은 철강 반제품인 슬라브 표면을 특수 토치에서 나오는 불꽃을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고온의 토치와 쇠를 다루는 작업 특성상 평균 온도가 55도까지 올라간다.

방열복과 내열안전모, 안전화 등 13종의 보호장비를 착용한 작업자들은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익숙하게 토치로 슬라브 표면을 녹여갔다.

근로자들은 평상시 40분을 근무하고 20분을 휴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올해는 살인적인 폭염에 30분 근무, 25분 휴식 등으로 유연하게 근무하고 있다.

작업을 마친 근무자들이 보호장비를 벗자 머리부터 하의까지 모두 땀으로 젖어있었다. 평소에는 외부에서 바람을 맞으며 열기를 식히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쐬거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빠르게 냉수로 샤워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근로자는 "원래부터 뜨거운 곳이라 여름에는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근무하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너무 덥다 보니 불어오는 바람도 뜨거워서 더위가 두 배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오전 전남광주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제강 레이들 절단 작업을 하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성준 기자

근처에 위치한 중앙수리섹션 공장은 지붕에 단열재를 설치하고 이동식 에어컨을 곳곳에 배치해 둔 덕분에 사정은 조금 나았지만, 끊임없이 내리쬐는 햇볕과 사방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공기에 근로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용접과 절단 등 불꽃 스파크가 많이 튀는 특성상 반드시 두꺼운 보호복을 입어야 해 작업을 마치면 서둘러 보호복을 벗고 냉방기기 근처로 다가갔다.

30년째 광양제철소에 근무 중인 근로자는 "몇 번을 겪어도 제철소의 더위는 항상 긴장된다"며 "최고의 철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래 일하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도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현장 대응책을 마련했다. 직원들 대상으로 쿨타월이 포함된 키트를 제공하고 체감온도 기록지, 휴식장소 모니터링 패트롤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체감온도에 따라 작업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하고 고열 작업장을 대상으로는 온열질환 예방수칙 배포, 고위험 작업자 분류 등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장 작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wh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