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여고생 납치' 카톡 대화 증거 인정…張측 "호응만"

성폭행 목적 입증 시각차…피해자측 "왜곡된 성인식"
장윤기측 "친구가 먼저 말 꺼내 유도…단순한 맞장구"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 2026.5.14 ⓒ 뉴스1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친구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3차 공판에서 증거로 채택된 가운데, 해당 대화가 성폭행 목적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인지를 두고 검찰과 장 씨 변호인 측의 해석이 엇갈렸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2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장윤기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장윤기가 친구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채택했다.

해당 카톡방에는 이미 언론을 통해서 공개된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는 표현을 비롯해 여러 성적 대화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윤기 측은 이날 오전 해당 대화가 오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성적인 목적이나 공소사실과의 관련성을 입증하려는 검찰의 취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장윤기의 국선 변호인은 카카오톡 대화의 사실관계는 맞으나 일부 발언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뒤바뀌어 있어 이를 구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윤기가 해당 대화를 주도한 것이 아니고 상대방인 친구가 먼저 말을 꺼내 유도한 것이며, 장윤기는 단순히 호응하거나 맞장구친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문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남광주지부 공익소송단장은 공판 후 브리핑에서 "피고인 변호인단 입장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전형적으로 왜곡된 성인식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증거라고 본다"며 "재판부도 이를 증거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해당 증거의 입증 취지만 부인하는 것은 성폭행 목적 범행이라는 점을 약화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강간 등 살인이 인정될 경우 형량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이를 의식한 주장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결국 성적 목적의 살인을 인정한 상황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 대신에 무기징역을 재판부가 택하게끔 읍소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0시 10분쯤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에서 이채원 양(16)을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모 군(17)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건 이틀 전 직장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을 감금·성폭행·스토킹한 혐의와 사회복무요원 복무 당시 중학생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31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열고 피고인신문과 남은 증거조사 등을 진행한 뒤 검찰 구형을 거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검찰은 현재 증거로 제출된 수색영상과 별도로 사건 현장에서 확보된 케이블타이 실물을 본건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압수영장 발부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