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자식 잃은 부모, 얼마나 아프겠냐"…유족 측 "양형 낮추려 반성문"(종합)

반성문서 "피해자들에 죄송" 반복…'성범죄 목적 살인' 언급 없어
故이채원양 유족 법률대리인 "대중 공개 전제로 작성…진심 없어"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 뉴스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가 재판부에 '수많은 분들의 당연했던 일상 한 조각을 앗아갔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장윤기는 교도소 안에서 여러 개의 반성문을 작성, 지난 7일 광주지법 제13형사부에 일괄 제출했다.

가장 맨 윗줄에는 '반성문'이라고 적었다.

장윤기는 반성문에서 "유치장에 있는 저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면회를 왔다. 죄를 저지르고 갇혀 있는 나를 보는 부모님도 눈물을 흘리는데, 자식을 잃은 피해자의 가족들이나 다른 가족들은 얼마나 더 마음이 아프겠느냐"고 적었다.

또 "가족들의 가슴을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돌아가신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 성폭행, 불법 촬영 등 다수 혐의를 받고 있는 장윤기는 각 피해자를 언급하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는 취지의 글을 반복했다.

이날 재판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성범죄 목적 살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장윤기는 "뒷생각 없이 무책임한 생각으로 피해자를 해쳤다. 그로 인해 수많은 분들께 영향을 미치고, 당연했던 일상의 한 조각을 앗아갔다"고도 썼다.

자신을 둘러싼 수사팀의 증거인멸 의혹,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에 대한 검경 수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 이채원 양 법률대리인은 "장윤기가 반성문을 제출한 것이나 재판에서 성범죄 목적 살인을 인정한 것은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양형을 낮추려는 목적"이라며 "(증거인멸을 한 아버지 등) 주변인에 대한 수사가 확장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성범죄 범의를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법률대리인은 "반성문을 봐도 범행 동기가 없다. 기존과 같이 전반적인 잘못을 인정한다는 취지"라며 "이 반성문은 재판부와 피해자들에게 쓴 게 아니라 대중에게 공개될 것을 전제하고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강간 목적으로 이채원 양을 흉기로 살해했다. 또 채원 양을 도우려고 달려온 고등학생 고 모 군(16)을 살해하기 위해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혔다.

장윤기는 이 범행 이틀 전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외국인 여성 A 씨(26)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약 13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 사회복무요원 시절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도 받는다.

조사 결과 장윤기는 A 씨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흉기를 들고 A 씨를 찾아다녔고, A 씨를 만나지 못하자 일면식도 없는 채원 양을 약 15분간 미행하다 거리에서 살해했다.

장윤기는 이날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