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父 집서 발견 '케이블타이' 강간 살해 목적 '빼박 증거' 되나

피해자 법률대리인 "일반인 가지고 다닐 어떤 이유도 없어"
목부위 훼손 리얼돌·납치 영상도 나와…13일 2차 공판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2026.5.14 ⓒ 뉴스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잔혹 살해한 장윤기(23)에 대한 2차 공판이 13일 열린다.

'장윤기의 납치·성범죄 목적 입증'이 핵심이었던 재판은 '정황 증거'만으로 재판을 이어가야 했던 검찰이 '케이블 타이' 등 실물 증거를 확보하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13일 오전 10시부터 광주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에 대한 재판을 속행한다.

장윤기는 5월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강간 목적으로 고등학생 이채원 양(16)을 흉기로 살해했다. 이 양을 도우려 달려온 고등학생 고 모 군(17)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다.

장윤기는 이 범행 이틀 전 식당에서 함께 일했던 외국인 여성 A 씨(26)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약 13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 등도 받는다.

장윤기는 피해자 채원 양에 대한 성범죄 목적 동기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장윤기는 2차 공판에서 성범죄 목적 동기 인정 여부를 밝혀야 한다.

이는 장윤기에 대한 추후 법정형에 영향을 미친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경우 형법상 최고형인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된다. 강간 목적 살인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재판부는 각종 증거와 정황들을 토대로 강간살인 또는 살인죄 적용을 판단하게 된다. 피고인의 공소사실 인정·부인 후에는 검찰의 증거자료 제출과 증인 신문 등 재판이 본격화된다.

경찰은 장윤기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검찰은 주변인들에 대한 평소 장윤기의 언행, 납치 시도 방법 등 각종 정황 증거들을 따져볼 때 장윤기가 성범죄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장윤기 주거지에서 발견된 목 부위 등 훼손 리얼돌이 대표적이었다. 해당 증거물은 현직 경찰이 장윤기의 아버지가 인멸했으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채증된 영상물이 있어 증거물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장윤기의 SUV 차량 트렁크 도구함에 숨겨져 있던 블랙박스 SD카드를 확보, "형이 평소 말한대로 살았으면 이미 성범죄자"라는 지인의 통화 목소리를 확보했다.

주변인 조사에서도 장윤기가 평소 "차에 여성을 납치해 범행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던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은 향후 공판에서 증인·피고인 신문을 진행해 범의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다만 장윤기가 강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고, 학창시절 사용하던 여러 휴대전화도 아버지가 소각하면서 디지털 포렌식을 할 수 없었다.

사건 현장에 주차돼 있던 화물차 블랙박스도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주요 증거다.

장윤기는 약 15분간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미행하면서 범행 장소를 물색하고, 차량 뒷좌석 문을 열어둔 채 피해자에게 접근한 게 확인됐다. 범행 전 차량 뒷문을 열어둔 점은 '우발적 범죄'라는 주장을 배척하고, 납치 목적을 입증할 핵심 증거다. 장윤기의 차량 뒷좌석 외부에는 피해자의 혈흔도 발견됐다. 장윤기가 살인 범죄 이후 열어뒀던 뒷문을 닫았다는 물증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7일 장윤기 차량 내부에 있었던 '케이블타이 다발'을 압수했다. 길이 50㎝ 상당의 케이블타이는 신체를 속박할 수 있는 도구로, 당초 장윤기 SUV 내부에 있었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압수되지 않았다.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는 차량을 돌려받아 타고 다니다가 이를 주거지로 가져가 보관했다. 검찰은 차후 공판과정에서 압수한 케이블타이와 혈흔이 남은 SUV 정밀감식보고서 등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장윤기의 범행 과정도 정황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윤기는 앞서 외국인 여성 A 씨를 성폭행하는 과정에서 뒤에서 접근, 목을 졸랐는데 검찰은 장윤기가 피해 여학생을 상대로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한 이채원 양의 법률대리인은 "길이 50㎝의 케이블타이는 신체를 결박할 수 있는 도구로 일반인이 가지고 다니면서 쓸 일이 없다"며 "장윤기가 케이블타이를 소유하고 다닐 정당한 이유가 없는 만큼 범행 목적을 규명할 핵심 증거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재판에 있어 작은 증거물이라도 그것들이 다 모여 결국에는 큰 논리를 구성하고, 범죄를 밝혀낼 수 있는 것"이라며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낸 유가족은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입증이 이뤄져 딸이 한을 남기질 않길, 피고인에 대한 최대한의 엄벌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윤기에 대한 초기 수사 과정에서 이같은 증거물들이 제대로 압수되지 않고, 장윤기 아버지와 수사팀간의 수차례 통화 등으로 당시 수사팀의 증거인멸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경의 동시다발적인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