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 텃밭서 '스텔스' 행보, 왜…지지자들은 속 탄다

최근 비공개로 호남 잇단 방문…전매특허 유튜브 라이브도 안해
지선 반발 반대집회 의식?…"전대 전까지 낮은 자세로 찾을 듯"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전남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있다.(정청래 페이스북 갈무리. 재배포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을 앞두고 정청래 전 대표가 전남광주를 비공개 일정으로 '잠행'하고 있다.

유력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지역을 찾는 것과 달리 '친(親)청' 인사들에게도 방문을 알리지 않으면서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 양림동의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이춘희 관장, 이명자 전 관장 등 오월 어머니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전 대표는 어머니들이 직접 마련한 돼지주물럭과 호박된장국, 쌈채소 등으로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눴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1986년 대학 학보사 기자로 5·18 광주 르포 취재를 왔던 저에게 5·18은 인생의 전환점이다"며 "비공개로 기자들 없이 대화하니 속깊은 얘기도 하고 더 정겹게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고들 한다. 소박한 만남 속에 더 인간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가 오월어머니집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정 전 대표는 소수의 수행원만 대동하고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순천 아랫장을 방문한 정 전 대표는 노관규 무소속 시장을 꺾고 당선된 손훈모 순천시장과 함께 상인들을 만났다.

3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겠다. 이 대통령은 너무나 잘하고 계시다"면서 "저도 잘 하겠다. 대통령님의 검찰개혁 약속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검찰개혁 의지를 나타냈다.

이처럼 정 전 대표가 당 대표 재선을 앞두고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집중된 전남광주를 찾고 있지만 사전에 공개적으로 행적은 알리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 '친청' 인사들 역시 정 대표 방문 일정과 행방을 모를 정도로 낮은 자세로 행보를 이어간다.

당권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세과시를 해야 하는 판에 비공개 일정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은 애타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한 지지자는 오월어머니집을 찾은 정 전 대표 페이스북 게시글에 "일정을 알리셔야 한다. 당을 지키려는 당원들과 함께하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6월 3일 6·3지방선거 오후 6시 출구조사 발표와 동시에 페이스북에 주먹 사진과 함께 “정청래 대표를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김영록 페이스북. 재배포 및 DB 금지) 2026.6.11 ⓒ 뉴스1 서충섭 기자

정 전 대표의 '호남 잠행'에는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내 잡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김영록 전 전남지사는 지방선거 직후 주먹을 쥔 사진을 올리고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다.

김 전 지사는 경선 과정에서 2000건이 넘는 전남 응답자가 경선에 참여하지 못하자 경선 결과에는 승복하면서도 자료 공개를 당에 요청했으나 묵살당하자 이같은 반발에 나섰다.

민형배 시장과 초경합을 벌였던 김 전 지사의 이같은 선전포고에 지역 일부 정치세력들도 규합,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를 꾸리고 매일 정 전 대표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연대는 정 전 대표가 오월어머니집을 찾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주권을 훼손한 정 전 대표의 방문은 다분히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정략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러다보니 정 전 대표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운영하지 못한 채 행사 이후 SNS 등을 통해 알리는 처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전당대회 전까지 호남을 조용히 낮은 자세로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 전까지 지역 민심을 어느 정도는 수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