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교육청, 100% 서·논술형 평가 도입…일방 추진 논란

"내년부터 객관식 없이 학생 손글씨 답안 AI 도움받아 채점"
"연구용역·여론수렴 절차 없어" 지적…교원단체 벌써 반발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의 K-교육특별시준비위원회의 김경범 준비위원장이 2일 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에서 전국 최초 서술·논술형 평가 전면 시행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공교육 평가를 논술과 서술 100%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의 인수위 격인 K-교육특별시준비위원회의 김경범 준비위원장은 2일 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남광주는 전국 최초로 서술·논술형 평가의 전면 시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중 교육감도 언론 인터뷰에서 "문해력 강화를 위해 기존 평가 모두를 객관식이 아닌 서술·논술형으로 대체하겠다"며 "초등학교는 평가 내용이 '글을 읽고 쓰는 형태'로 바뀌고 중학교는 30% 안팎인 논술형 비율을 100%로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김 교육감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지침 예고와 교원 연수를 시작으로 2027학년도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특정 과목 등 단계적으로 도입, 2032년까지 전반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남광주형 AI평가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손글씨 답안지를 OCR(광학적 문자 판독장치)로 변환해 채점을 지원하고, 맞춤형 피드백으로 평가를 지원한다. 이미 도내 연구학교에서는 AI평가검증방법이 교사 채점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교사 채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을 설립, 서술·논술형 평가를 비롯한 교육과정과 진학업무 지원을 강조했다. 3단계 평가 지원체계를 통해 1단계에서 교사가 AI교수학습플랫폼으로 채점한 답안 중 추가 평가가 필요할 경우 교육지원청이 2단계, 교육과정개발평가원이 3단계로 평가해 부담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김대중 전남광주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 날인 1일 광주 중앙초를 찾아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전남광주에서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배경으로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교육부가 현재 40%를 서술·논술형 평가로 권장하고 각 교육청은 실제로는 20~30% 선에서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문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졸업 전부터 이같은 100% 평가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부터 교수학습개발평가원을 추진해 올해 안에 발족, 내년부터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선 논술형 평가를 자유학기제를 통해 시행해 본다는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과정과는 별도의 평가기준을 마련한다.

김 위원장은 "절대평가를 통해 기존의 5개 평가등급으로 평가하겠다. 오지선다 객관식 평가로는 찍어서 맞추는 경우도 있다. 정확히 학습 내용을 알고 서술형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입하려 한다"며 "연구용역이나 별도의 자문을 구하진 않았으나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이미 검증을 한 바 있다. 서술논술형 평가 논의가 2021년부터 시작됐고 이미 논술형 수행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졸속 논의로 보여질 수 있으나 전남광주 통합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기회가 와서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지금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할 적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논술 평가 결과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복 대응, 교사단체의 여론 수렴 절차, 평가 방식 도입에 대한 당위성이 아직 마련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남광주의 교육평가 시스템만 바꾸자는 안건이 특별시의회 문턱을 넘을지도 미지수다.

교원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이날 입장을 통해 "문해력은 평가를 바꾼다고 길러지지 않는다. 독서와 토론, 질문과 대화가 살아있는 수업에서 자란다"고 반박했다.

이어 "모든 학교 평가를 일괄로 적용하는 건 교사의 평가권과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을 제한한다. 교육 목적에 따라 평가 방식은 균형 있게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성동 전교조 광주지부 대변인도 "이처럼 중요한 정책 변화를 결정하기 앞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취합해 결정해야 하는데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 과정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는 몹시 불편하다"며 "320만 시도민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인 만큼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