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복 첫 시집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출간

"지역 안에서 쌓아온 교사의 체험…실존적 일상의 서정"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 시집 표지('시와 사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신상복 시인이 첫 시집 '우리 마을 선생님 우리 마을 이야기, 그리고 나'를 '시와 사람'에서 펴냈다. 시인이 평생을 교사로 재직하며 지역 안에서 쌓아온 체험과 이를 바탕으로 길러진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전복죽 하나 주문하고 앉아/ 메뉴판을 본다/ 전복살보다 더 질긴 삶을 살아온 어머니,/ 이젠 맨홀처럼 꺼진 버린 입. / 연신 마른 입맛 다시며/ 휑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문득, "전복죽 말고 호박죽으로 바꾸면 안 될까요?"라고/ 다시 주문하자,/ "그냥 어머니 좋아하시는 걸로 하세요."라고/ 주인은 엄마처럼 나무란다'

그의 시 '우리마을 이야기 59- 본죽에서' 전문에서 볼 수 있듯이 시인의 시는 기록성이 강조된 산문화 된 시로 사적인, 그러면서도 실존적인 일상의 서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팔덕초등학교에서 독서논술 교사로 활동하며 아이들과 나눈 교감을 그리고 있다. 때로는 교육적 의미를 담아내고, 때로는 시인 스스로 감각하고 깨닫는 순간들을 시편으로 엮었다.

시집에서 '우리 마을'은 매우 실감 나는 장소이자 공간으로 작용한다. 시인이 지역 공동체에 자신을 투사하기보다 그 안에 동화됨으로써 시가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제2부 '우리 마을 이야기' 연작에는 본죽집, 순창국악원, 휴대폰 가게, 매운탕집, 고추장 발효 테마파크, 카페, 미술관, 순대집, 도서관, 벚꽃축제장을 비롯한 수많은 순창의 실제 장소와 공간이 등장한다. 이러한 장소들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 정서적 사건이 시적 무대에 오른다.

제3부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창작한 작품들로, 시인이 교사로 재직했던 세월 동안에도 끊임없이 시를 놓지 않고 써온 시편들을 담고 있다. 이 작품들 역시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노래하거나, 반평생 아이들을 가르친 학교생활의 체험을 형상화하고 있다.

제4부 '젊은 날의 초상'은 대학 시절 '터앝' 동인지에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았다. 문학청년으로서 문학에 대한 열정이 넘치던 시절의 시로, 지난한 시대의 서정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희망을 담고 있다.

시집은 작품마다 AI로 생성한 노래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배치해, 독자가 또 다른 정서로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강경호 문학평론가는 "신상복 시인의 시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휴머니즘을 고양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물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우리 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교육적 효과 거두게 하며, 아이들의 성장에 커다란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의 결핍을 메우는 미덕을 보게 된다"고 했다.

신상복 시인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으로 교편을 잡았다. 1996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나왔다. 현재는 교직 생활을 마치고 생활연극단 '극단녹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