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 후원했어요"…출마길 막힌 청년시의원 후원 쇄도

이명노 광주시의원 의정보고서 제작비 호소…5000만원 모여
임기 중 도왔던 장애인·아동보육·청소년계에서 손길 보내와

이명노 광주시의원. (광주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자신의 지역구가 여성전략선거구로 지정돼며 출마를 하지 못하게 된 남성 청년 정치인의 마지막 의정보고서를 위해 9일 만에 5000만 원의 후원금이 쇄도했다.

29일 이명노 광주시의원(31·서구3)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후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한 지 9일 만인 지난 26일 오전 한도액 5000만 원을 달성했다. 후원금 한도액인 5000만 원을 달성한 경우는 광주시의회 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최연소 광주시의원이었던 이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선거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면서 출마길이 막히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전국 청년정치인의 선거운동을 지원해 왔다.

오는 30일로 광주시의원 임기를 마무리하며 의정활동을 보고하는 의미로 지역구 전체 주민들에 보내는 의정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후원계좌를 처음으로 운영했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작성해 주민에게 배부하는 의정보고서는 법적 의무는 아닌 자율적인 활동이지만 이 의원은 유권자들에 보고 의무를 다하려 매년 보고서를 작성해왔다.

매년 의정보고서를 소량 제작·발송하면서 사비로 충당해 온 이 의원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역구 전체 주민 3만여 세대에 보내는 의정보고서를 기획했는데 3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한 처지였다.

이명노 광주시의원이 후원금 5000만 원이 모금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이명노 SNS. 재배포 및 DB 금지)

그래서 4년 임기 중 처음으로 후원계좌를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이 의원의 요청에 4년간 그가 지원했던 다양한 시민들이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특히 이 의원이 주로 목소리를 냈던 장애인·보육·청소년계 등 사회취약계층 단체들의 소액기부가 쇄도했다. 이 의원은 '광주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하거나 특수학교 입학기준 현실화를 촉구하는가 하면 위기아동청년 정책토론회 등을 주관했었다.

이처럼 300명 가까운 후원자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후원금 한도액 5000만 원이 열흘도 안돼 채워졌다. 일부 후원자들은 지인에게 빌려서 후원하거나, "주식보다 더 가치있는 투자다"며 주식을 팔아 후원했다고 전해왔다.

한도액 달성으로 모금액이 충당된 뒤에도 후원은 이어지면서 이 의원이 직접 돌려줘야 하는 일도 있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생애 첫 후원이라는 분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지인에 빌려서 후원했다는 분, 가족들을 설득했다는 분까지 어떻게 보답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제 직이 없지만 좋은 정치로 삶에 보탬이 되도록 바르게 잘 걷고 성장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