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으로 다가온 삼성·SK 호남 반도체 벨트…어디에 어떻게 짓나
첨단3지구·솔라시도 유력 거론…전공정 팹 포함 여부 주목
전공정 팹 들어서면 수만 명 일자리…AI·에너지 산업 연계 기대
- 박영래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이 가시화되면서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반도체 후공정, 즉 패키징 라인 중심의 투자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핵심 제조시설인 전공정 팹(Fab)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은 만큼 투자 규모와 입지, 추진 방식은 최종 조율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5가지 문답으로 정리했다.
-호남 반도체 공장이 정확히 어느 지역에, 얼마나 크게 지어지나.
▶현재 유력 후보지로는 광주 북구와 전남 장성군에 걸쳐 조성 중인 '첨단3지구'와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가 거론된다.
투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큰 300조~500조 원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향후 10년 안팎에 걸쳐 단계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애초에는 수도권보다 전력과 용수, 인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후공정 라인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와 기업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전공정 팹까지 포함하는 방향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리는 핵심 제조 과정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포장하고 검사하는 단계다. 전공정 팹이 들어서면 장비, 소재, 부품, 협력업체까지 함께 움직이는 산업 생태계 조성 효과가 크다.
-기업들은 왜 호남에 공장을 지으려 하나.
▶가장 큰 배경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하고, 새로운 남부권 산업축을 만들겠다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
호남이 가진 인프라상 장점도 거론된다.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데, 전남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즉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조건을 충족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방균형발전과 관련해 기업 투자와 산업정책을 지방으로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호남의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 필요성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용인 반도체 라인이 호남으로 옮겨오는 것인가.
▶정부와 여당은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지방으로 옮기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에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으로 가는 차원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벨트 지역구를 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도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별도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송전망 구축 지연과 용수 공급 문제, 토지 보상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기업들의 추가 입지 검토 배경으로 거론된다. 호남권 투자는 기존 수도권 계획을 대체하기보다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와 전력·용수 문제에 대응하는 별도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설명이다.
-반도체 공장이 세워지면 광주·전남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현실화할 경우 300조~600조 원으로 추정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만성적인 지방 소멸 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공정 팹이 2기만 들어서도 연관 산업과 협력업체 생태계가 함께 조성돼 최소 수만 명의 고품질 일자리가 창출된다.
특히 인근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광주과학기술원, 한국에너지공대 등과 연계해 호남권이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메가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궁극적인 키워드는 '국토 균형발전'이다.
-호남권 반도체 공장을 정부가 주도한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이번 투자 구상은 기업의 수요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맞물린 사례로 해석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수도권 전력망 포화와 지역 산업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의 지방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왔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자율적 판단보다 정부 정책 방향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외 추가 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기업에도 필요한 선택이라는 반론을 편다.
관건은 정부 지원책과 기업의 실제 투자계획이다. 오는 29일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회의에서 관련 특별법, 정부 지원 방안, 기업의 세부 투자 구상이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식 발표가 이뤄지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와 규모, 전공정 팹 포함 여부, 투자 집행 시기 등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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