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면 큰돈" 항공권 받고 보이스피싱 콜센터 간 30대 실형
해외 콜센터서 전화로 피해자 속여 7500만 원 편취
"따돌림당해 역할 제대로 못했다" 주장에도 징역 1년6개월 선고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고객님.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세요."
A 씨(33)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조직에 가입하는 건 간단했다. 총책으로부터 "중국에서 일을 도와주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가입 제의와 함께 항공권을 건네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에 합류했다. 조직 가입 절차는 사실상 항공권을 받아 출국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A 씨는 지난 2015년 11월 범죄조직이 보낸 항공권으로 중국 청도로 출국했다. 이곳엔 A 씨와 같은 상담원이 많았다. 해당 조직은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는 물론 대구에도 3곳의 사무실에 '콜센터'를 차리는 등 대규모로 운영됐다.
일주일간 교육을 받은 A 씨는 2016년 2월부터 4월까지 수화기를 잡았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고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고 속삭였다.
대출이 급했던 피해자들은 속절없이 A 씨가 알려준 통장으로 총 7500만 원의 돈을 보냈다.
그러나 송금된 통장은 금융기관을 사칭한 조직이 '마이너스 통장' 발급 보이스피싱으로 또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빼앗은 것이었다.
A 씨 등 해외에서 건너온 조직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업무시간을 준수했다. 업무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업무 실적이 부진하면 자신들끼리 정한 '팀장급' 사람에게 욕설과 질타를 들었다.
근무시간 이후에도 조직 숙소에 머물러야 했고, 외출 시엔 한국 사람들과의 교류가 제한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에 성공하면 피해금 일부를 수당으로 지급받았다.
범죄단체가입, 범죄단체활동,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조직에 가담한 적은 있지만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조직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선처를 바랐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국 콜센터 사무실에서 조직원이 지시하는 대로 상담원 역할을 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범죄조직 가입 활동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국으로 출국해 피해자들을 직접 기망하는 역할을 해 전기통신금융사기조직의 범행에 상당한 정도로 가담해 비난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고 용서받지도 못했다. 다만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지휘하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던 점, 다른 공범들과의 형평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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