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15분간 미행…살인 뒤 태연히 미용실까지 들른 장윤기(종합)
첫 재판…강간 목적 범행 동기 제외 모든 혐의 인정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한밤중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장윤기(23)가 첫 재판에서 강간 범의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장윤기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장윤기는 5월 5일 오전 0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강간 목적으로 고등학생 이채원 양(16)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이 양을 도우려고 달려온 고등학생 고 모 군(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다.
앞서 이 범행이 있기 전 같은 달 3일 함께 식당에서 일했던 외국인 여성 A 씨(26)의 주거지에 침입해 강간한 후 약 13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도 받는다.
장윤기는 A 씨에 대한 범행이 A 씨 지인에게 알려지자 격분해 A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4일까지 흉기를 챙겨 찾아다닌 혐의(살인예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시설에서 여성들의 사진을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재판에서 이채원 양 살해와 관련해 '강간 목적이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만 "차후 기일에 입장을 밝히겠다"며 인정하지 않고, 나머지 모든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조사 결과 장윤기는 강간 피해를 당한 A 씨가 직장에 구조를 요청, 해당 직장이 A 씨와 장윤기를 분리 조치하자 A 씨에 대한 살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장윤기는 현금 100만 원을 인출 후 집에서 헤어드라이어 등 짐을 챙겨 나왔다. 그는 흉기 2개를 구입한 뒤 영산강에 휴대전화를 버렸다. 이후 4일 휴대전화 공기계를 챙겨 나와 인터넷에 '공기계 위치추적' 등을 검색했다.
그는 3일부터 4일까지 A 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16차례에 걸쳐 빈 원룸 무단 침입, 주거지 앞 스토킹을 저질렀다.
하지만 A 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4일 오후 11시 58분쯤 이채원 양을 우연히 목격, 차로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채원 양이 약 1.2㎞를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을 15분간 미행했다.
대형 화물트럭 뒤에 차를 세운 장윤기는 이채원 양의 목을 조르며 승용차로 끌고 가려 했다. 이채원 양이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자 그는 흉기를 수차례 휘둘렀다. 이채원 양의 사인은 '다량출혈과 쇼크사'였다.
장윤기는 이후 이채원 양을 도우려고 온 고 군을 흉기로 4차례 찔렀다. 범행 후 현장을 벗어난 장윤기는 무인 세탁소에서 옷을 세탁하고 미용실까지 들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서 장윤기 측은 "강간 등 범의를 아직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블랙박스 영상 재생 후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증거를 열람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피해자 측 변호사들은 "피고인은 치밀하게 범행을 사전 계획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교도소 안에서도 '수용생활 중 기회가 되면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피해자의 시간은 16세에 영원히 멈춰 있는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길을 생각한다. 이런 피고인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윤기는 검찰이 준비한 범행 입증계획 PPT를 가끔 살펴볼 뿐 표정 변화 없이 자기 책상에 시선을 고정했다. 검찰 공소 중에도 이를 꽉 깨물고, 책상을 응시했다.
검찰은 기소 후 분석 완료된 장윤기의 휴대전화 전자정보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고 피해자와 유족, 부검의, 피고인의 지인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검찰은 피고인 신문도 진행한다. 재판부는 7월 13일 오전 10시에 장윤기에 대한 재판을 속행한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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