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너무 분해" 7명 살리고 눈감은 뇌사 청년…폭행범, 징역 6년

'야차룰 뜨자' 불러내 무차별 구타…"녹음 했으니 신고해" 조롱
법원 "우발 범죄 아니다"…檢 구형 '징역 5년'보다 높은 형 선고

광주지방법원. ⓒ 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30대 남성을 무차별 폭행해 뇌사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장우석)는 19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28)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A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 1월 18일 광주의 한 술집 앞에서 B 씨(30)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춤을 추는 공간에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우발적인 다툼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A 씨가 B 씨를 CCTV가 없는 공간으로 불러낸 뒤 맨손 격투를 뜻하는 은어인 "야차룰을 뜨자"고 말하며 싸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말을 녹음하려 했다고 봤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의 얼굴을 10차례 이상 때렸고, B 씨가 쓰러진 뒤에도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도 우발 범행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남긴 음성 녹음 내용을 보면, 피고인이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피해자를 계속 가격했고, 폭행이 끝난 뒤에는 '녹음 다 됐으니 신고하려면 하라'는 발언까지 담겨 있다"며 "우발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젊은 피해자는 자신의 앞날을 펼쳐보지 못한 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유족들은 평생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폭행을 당해 바닥에 쓰러진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잠시 의식을 회복했던 그는 어머니에게 어눌한 말로 "사랑해", "너무 분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 씨는 끝내 뇌출혈에서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2월 6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B 씨는 심장과 폐, 간, 신장, 안구 등을 기증해 환자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맏이로 태어난 B 씨는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지쳐 귀가한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동생들을 챙기던 듬직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용돈을 벌었다. 이후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여러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B 씨는 재작년 한 회사의 정직원으로 입사한 뒤 어머니에게 "이제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 걱정하지 마라. 나중에 꼭 집도 사주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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