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허파 내주고 콘크리트 아파트…"가로수 보전 조례 필요"
광주환경운동연합 "가로수는 시설물 아닌 공존의 생명체"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 환경단체가 개발과 행정 편의로 잘려 나가는 가로수에 대한 보전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4월 집중 모니터링 기간 시민 제보와 현장 조사를 통해 수집한 '2026년 가로수 관리 실태 현황'을 10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부적절한 가지치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은 동구 계림동 금호아파트 앞과 광산구 하남산단 등 총 15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간판 가림이나 전선 간섭 등 상업적·행정적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수관을 제거하고 굵은 뼈대만 남기는 이른바 두목치기인 닭발 형태 전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개발 구역에서도 무분별한 대규모 벌목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현대 광주 공사현장과 동구청~조대 사거리 도로 확장 공사, 중앙근린공원 2지구 등 재개발 지역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식과 존치가 아닌 벌목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서구 중앙근린공원 2지구에서는 조경 전문가들이 가로수를 살려 이식힐 수 있다는 자문 의견을 제시했으나 행정 편의와 비용을 이유로 벌목이 강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푸른 잎을 무성하게 틔워 그늘막을 형성해야 할 생장기에 뼈대만 남기고 잘라내 버린 결과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가로수의 차광·온도 조절 기능이 사실상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이나 시공사 측의 공사비 절감, 공기 단축, 사후 관리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가장 극단적이고 손쉬운 벌목을 선택하고 있다다"며 "도심 허파를 내어주고 콘크리트 아파트를 올리는 개발 논리 앞의 무력한 가로수 행정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가로수를 단순한 토목 시설물이 아닌 도시 생태계의 구성원이자 시민과 공존하는 생명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등 광역 행정체계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획일적인 광역 단위 관리에서 벗어나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분권형 가로수 관리 조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생명 훼손에 대한 징벌적 녹지 손실 부담금 기준 신설, 전문가 사전 심의제 및 시민 돌봄 체계 법제화, 예산과 목표가 명시된 실효성 있는 가로수 기본계획 수립 의무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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