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에 광주 첫 여성구청장…'풀뿌리 정치인' 신수정이 해냈다
78.4% 압도적 득표율…구의원·시의원 거치며 정치 경험 축적
"역사적 책임 무거워…더 낮게 듣고 치열하게 일할 것"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1년 만에 광주에서 처음으로 여성 기초단체장이 탄생했다.
광주 북구청장 선거에서 압승한 신수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그 주인공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주 북구청장 선거에서 신 당선인은 9만3185표(78.4%)를 얻어 김주업 진보당 후보와 김성현·노남수 무소속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그의 당선은 단순한 선거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광주에서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여성 기초단체장도 배출되지 못했다.
여성 정치인들의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당 후보 공천과 본선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면서 광주 기초단체장은 오랫동안 남성 정치인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신 당선인은 북구 의원과 광주시의원을 거치며 정치적 경험을 쌓아온 지역 여성 정치인이다.
특히 제9대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며 광주시의회 개원 이후 첫 여성 의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방의회에서 경험을 축적한 뒤 기초단체장에 도전해 성공하면서 광주 정치사에 또 하나의 '첫 여성' 기록을 남기게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광주 정치 지형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는 여성 지방의원 비율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최고 의사 결정권을 가진 기초단체장 자리는 여성에게 쉽게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방의회 경험을 쌓은 여성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유권자들의 인식도 변화하면서 여성 단체장 탄생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정치는 오랫동안 남성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여성의 정치 참여를 제약하는 사회문화적 인식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선거 때 여성 후보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는 있지만 정당 차원의 체계적인 여성 정치인 육성 프로그램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 여성 정치인의 저변이 확대되고 지방의회 경험을 쌓은 여성 정치인들이 늘어나면서 변화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광주시의회 첫 여성 의장에 이어 첫 여성 기초단체장까지 탄생한 것은 지역 정치문화 변화의 단면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북구청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 단계부터 여성 후보들이 존재감을 드러냈고, 결국 여성 후보가 본선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신 당선인은 당선 직후 "광주 지방자치 31년 만의 첫 여성 기초단체장이라는 역사적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주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지방정부의 기준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역과 원도심을 되살리고 AI·미래산업을 북구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청년 기회 도시, 골목 경제 르네상스, 스마트 통합돌봄과 재난 안전 체계 구축을 통해 주민의 삶이 바뀌는 북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의 목소리가 행정의 중심이 되고 주민의 세금이 주민의 삶으로 돌아오는 주민 주권 도시를 열겠다"며 "더 낮게 듣고 더 치열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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