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때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투표"…110세 어르신도 '한 표'
광주 동구 최고령 유권자, 김정자 어르신 지팡이 짚고 투표
떨리는 손으로 이름 적고 기표소로…"좋은 나라 됐으면"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우리나라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9시쯤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 광주 동구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110)가 딸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를 찾았다.
노란 리본이 달린 지팡이를 짚은 김 할머니는 한 걸음씩 천천히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귀가 어두운 탓에 선거사무원과 취재진의 질문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기도 했다. 딸이 옆에서 질문을 다시 전하자 김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변을 이어갔다.
신분 확인을 마친 김 어르신은 투표용지를 받기 전 선거인명부에 이름을 적었다. 손끝이 떨렸지만 펜을 꼭 쥔 채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썼다.
명부 작성을 마친 뒤에는 다시 딸의 부축을 받으며 기표소로 향했다. 기표를 마친 김 어르신은 투표함에 직접 투표용지를 넣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1915년 12월 21일생인 김 어르신은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투표에 참여해 왔다. 가족들은 "어머니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어르신은 "우리나라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며 "청년들이 놀지 않고 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생을 마칠 때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투표는 누구나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성경책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건강에 좋다고 나온다. 그 말을 지키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 어르신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1년에 성경을 여러 차례 정독할 정도로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귀뜸했다.
김 어르신은 젊은 세대를 향한 투표참여 당부와 함께 다음 투표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광주시민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나와 투표했으면 좋겠다.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늘 기도하고 있다"며 "다음 투표도 꼭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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