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은 91세부터 항암치료 환자까지…광주·전남 투표 행렬
첫 투표 19세 청년·아이 손 잡은 부모들까지…"지역 위해 일할 사람 선택"
- 박지현 기자, 김성준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김성준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정치인들 좋으라고 하는 선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길 바라서 나왔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광주와 전남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은 90대 어르신부터 생애 첫 투표에 나선 19세 유권자, 항암치료 중 나온 환자도 있었다.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3투표소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른 아침에만 50여 명의 주민이 투표를 마쳤다.
이날 투표소를 찾은 최인숙 씨(91·여)는 지팡이를 짚고 투표장을 찾았다. 잠시 지팡이를 한쪽에 세워둔 뒤 기표소로 향한 최 씨는 "이 나라 국민인데 당연히 투표해야 한다"며 "잘할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에 나선 19세 유권자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와 함께 계림1동 투표소를 찾은 이서윤 양(19)은 "TV로만 보다가 직접 해보니 너무 신기했다"며 "교육감 선거를 중요하게 생각해 후보들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뒤에는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으며 첫 투표를 기념했다.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를 담아 투표장을 찾은 주민도 있었다.
충장로 인근 상가에서 일한다는 60대 김모 씨는 "정당보다는 일을 잘할 사람을 보고 뽑았다"며 "동구 주민 입장에서 보면 충장로가 많이 낙후됐고 빈 점포도 많다. 상가를 접은 분들도 적지 않은데 지역이 다시 활력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용지가 두 차례에 나눠 지급되면서 일부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등 선거용지를 먼저 받아 투표한 뒤, 시·도의원과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용지를 추가로 받아 다시 투표해야 했다.
투표를 모두 마친 것으로 착각해 출구로 향했다가 선거사무원의 안내를 받고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광주 광산구 하남동 제3투표소에도 출근 전 투표를 마치려는 직장인과 가족 단위 유권자들이 잇따라 찾았다.
투표를 마친 김정인 씨(67·여)는 "어젯밤 공보물을 꼼꼼히 읽어보고 왔다"며 "광주와 우리 동네를 위해 정말 일 잘할 사람을 뽑았다. 이번에는 선거 때 한 약속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안고 투표장을 찾은 이혜진 씨(39)는 "아이에게 민주주의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서둘러 나왔다"며 "정치인들 좋으라고 하는 선거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교육청광양도서관에 마련된 광양시 중동 제3투표소는 시작 전부터 10여 명의 유권자가 줄을 서며 개장을 기다렸다.
이날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변옥임 씨(68)는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데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외출 승인을 받아 나왔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모 씨(50대)는 "별다른 일정이 없어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일정이 생겨 아침 일찍 나왔다"며 "누굴 뽑더라도 비슷할 것 같아 고민이 많았는데 어젯밤에야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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