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양자반도체 스위치 켠다…GIST, 차세대 반도체 게임 체인저 개발
거울 속에 가둔 빛으로 반도체 성질 바꾸는 기법 제시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중심이 된 한·중·독 국제 공동연구팀이 빛을 '스위치'처럼 활용해 하나의 반도체에서 다양한 양자 상태 구현하는 기법을 구현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온라인 게재된 이 기술은 양자컴퓨팅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설계 원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물리·광과학과 신동빈 교수가 이끈 한-중-독 공동연구팀이 거울 안에 가둔 빛을 이용해 반도체 물질의 전기적 성질을 바꾸는 새로운 '광자장(photon field) 기반 위상 제어 기법'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빛과 물질이 강하게 결합하는 환경을 조성해 반도체 내부 전자의 움직임과 배열 방식을 결정하는 '위상 상태(topological phase)'를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최근 양자컴퓨터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강한 레이저를 이용해 전자 상태를 변화시키는 '플로케(Floquet) 방식'과 격자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비선형 포논 상호작용'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강한 빛을 지속해서 가해야 하기 때문에 열이 많이 발생하고, 변화된 상태도 매우 짧은 시간만 유지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에서 강한 레이저를 비추는 대신, 빛을 좁은 공간 안에 가둬 물질과 지속해서 상호작용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두 개의 거울 사이 공간인 광학 공동(optical cavity)과 도파관(waveguide) 내부에 빛을 가둔 뒤, 빛이 공간 안에 오래 머물며 물질과 강하게 결합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형성된 '광자장(photon field)'은 단순히 물질을 비추는 빛이 아니라, 전자와 지속해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물질의 성질 자체를 변화시키는 일종의 '빛의 환경'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빛의 방향과 세기를 바꾸면서 전자 구조와 원자 배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추적한 결과, 광자장이 물질의 대칭성을 변화시키면서 전자 상태와 원자 구조를 함께 바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평범한 반금속 상태였던 HgTe는 광자장의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전기적 성질을 갖는 물질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부에서 강한 레이저를 지속해서 가하지 않고도, 거울 안에 갇힌 빛과 물질의 양자적 상호작용만으로 전자 구조와 위상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광자장 기반 제어 기술은 위상 양자컴퓨팅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설계 원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가 중국 베이항대학교 페이저 탕(Peizhe Tang)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구조·물질동역학연구소 앙겔 루비오(Angel Rubio) 소장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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