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탱크데이' 정용진 회장 책임론…광주에서 무릎 꿇을까

평소 '멸공·이념몰이' 발언 논란으로 '오너리스크' 초래
광주서 불매운동·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까지 맹비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1년 11월 부회장 시절 잭슨 피자를 홍보하는 모습. 정 회장은 당시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오해 마시라”며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글을 올렸다.(정용진 인스타그램 갈무리.재배포 및 DB 금지) 2026.5.22 ⓒ 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여파가 정계와 재계, 시민사회로 일파만파로 확산하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과거 SNS를 통해 대중적 이념 논란을 자초해 온 행보가 그룹 전반의 조직문화와 역사 감수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때문에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무진의 마케팅 실수를 넘어 정 회장의 책임 경영과 결단을 촉구하는 전방위적 압박으로 확산하는 국면이다.

22일 스타벅스코리아와 신세계그룹 등에 따르면 그룹은 '탱크데이' 논란이 발생한 지난 18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는 조처를 한 이후 문제의 마케팅이 이뤄진 경위를 내부 조사 중이다.

대표가 해임된 만큼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사실관계 확인 절차와 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5·18민주화운동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탱크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책상에 탁' 이라는 문구도 삽입했다.

이에 계엄군의 탱크와 전두환의 일베에서의 별명인 '전땅크'를 암시하고, 1987년 물고문을 받은 박종철 열사 사망 당시 치안본부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문구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이 되자 당일 사과문을 내고 "해당 행사는 즉시 중단했고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 부사장이 19일 오전 5·18기념재단을 사과 방문했으나 문전박대당했다.

김수완 신세계 부사장이 19일 '스타벅스 코리아 이벤트의 오월정신 훼손'관련 사과를 위해 광주 5·18기념재단을 찾았다가 면담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19 ⓒ 뉴스1 이수민 기자

정용진 회장도 1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용납될 수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 이뤄진 데 대해 사죄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해외에 있다 지난 21일 긴급 귀국한 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 발생 5일째인 이날까지 정 회장이 침묵을 지키며 별다른 수습책을 내놓지 않자, 소비자들의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고 정치권의 비판 수위도 최고조에 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저질 장사치'라는 표현에 이어 21일에도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국가폭력을 미화하고 피해자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독버섯이 자라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 회장에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고,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번 사태 책임은 온전히 정 회장에 있다. 국민들의 분노에 합당한 조치가 반드시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안부와 보훈부도 스타벅스 불매에 나서는 등 정부 기관의 보이콧도 이어지는 데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정 회장을 모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일각에서 스타벅스를 옹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정 회장이 과거 SNS에 게재했던 이념 성향의 게시물들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지난 2021년 인스타그램에서 한 피자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빨간색 지갑을 들어 올리며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 오해 마시라"며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홍보했고 해당 피자는 '정용진 피자'로 알려졌다.

2022년에도 인스타그램에 잇따라 '멸공'을 강조하는 게시글을 올렸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올리면서는 '멸치'와 '콩'을 해시태그로 다는 등 꾸준히 이념 논란을 부추겼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정 회장의 성향이 그룹 전체에 영향을 끼쳐 5·18 당일 '탱크데이' 이벤트가 내부 검토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실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하고 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