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심리적 고통' 어찌하나…광주 마음동행센터 연간 2000건 상담(종합)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흉기 피습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던 광주의 한 현직 경찰관이 숨진 가운데, 지역 경찰 전담 심리상담센터의 연간 상담 건수가 2000건을 넘어서는 등 경찰관들의 정신적 고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광주 조선대병원에 따르면 광주 경찰마음동행센터는 지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지역 일선 경찰관들과 1만417건의 정신 상담을 진행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158건, 2022년 2024건, 2023년 2581건, 2024년 2364건, 지난해 2290건이다.

경찰청은 업무수행 또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개인 고충 등 심리적 어려움에서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에 18개 경찰마음동행센터를 두고 전문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2014년 조선대병원에 센터가 마련됐다.

센터는 경찰관들이 일선 업무 중 현장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외상후스트레스(PTSD)와 정신적 충격, 심리적 고통 완화 등에 대한 도움을 주는데, 전문 상담사는 2명뿐이다. 이마저도 지난 2022년 1명이 충원되면서 2명으로 증원됐다.

경찰은 사건에 따라 외상후스트레스가 우려되는 경찰관에 대해 긴급심리상담을 지원한다. 긴급심리상담도 이름만 다를 뿐 경찰마음동행센터가 상담을 맡는다. 4단계로 구분되는 상담 지원 이후에는 경찰관 개인이 직접 추가적인 정신 상담을 받으러 다녀야 한다.

장기적인 정신 상담은 개인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피의자 제압 과정에서 흉기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은 광주 일선 경찰관도 수년간 외상후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전날 숨졌다. A 경감은 지난 2024년 4월 19일 오후 광주 남구에 소재한 피의자 B 씨의 집에서 B 씨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과 손가락 등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B 씨는 행인을 폭행·도주하고, 자신을 추적한 경찰관들이 집에 들어오자, 흉기를 꺼내 들고 범행했다. B 씨의 범행에 A 경감을 포함해 경찰관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B 씨가 저항하자 공포탄 2발과 실탄 3발을 사용했지만 제압되지 않자, 테이저건을 이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 경감은 긴급심리상담 대상으로 분류돼 사건 발생 후 약 한 달간 심리 상담을 받았다.

사건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현장에 복귀한 A 경감은 개인 휴가를 사용하며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왔으나 지속적인 외상후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치료 도중 숨졌다.

그는 복직 후에도 민원과 현장 출동이 많은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은 긴급심리지원대상으로 지정돼 수차례에 걸친 긴급심리상담을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업무적 스트레스에 대해 내색하지 않는 분이었다. 본인이 휴가를 가면 남들이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에 묵묵히 일선 현장을 지키셨다"며 비통해했다.

한국경찰연구학회는 "경찰공무원은 상대적으로 다른 직군보다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외상후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잠재적인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며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상담을 필요로 하는 경찰관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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