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햇살 아래 울려 퍼진 일본인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25명 합창단, 망월동 구묘역서 한국어 합창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은 18일 광주 북구 망월동에 위치한 민족민주열사묘역(구묘역)에 조금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 아래 통기타 선율과 피아노 반주까지 더해졌고, 노래를 부르는 25명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오직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드는 데 몰두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라는 노랫말이 울려 퍼지는 절정부에서는 저마다 주먹을 쥔 채 한마디 한마디에 단호한 힘을 실어 노래를 이어갔다.
이들은 일본 도쿄와 나가노, 히로시마에서 온 '일어서라 합창단원'이다. 1999년부터 매년 5월 묘역을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열사들에게 노래를 바치고 있다. 이날도 어김없이 묘역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앞서 부른 두 곡은 일본어로 했지만,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을 위한 노래이자 5·18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만큼은 수없는 연습을 통해 한국어로 풀어냈다.
야마다 히로키 씨(65)는 "한국 합창단과 교류하며 오월 정신을 배우고자 20년 넘게 광주를 찾고 있다"며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며 열사분들께 열심히 살았다는 존중의 의미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사람들도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광주를 찾겠다"고 전했다.
합창단은 지난 15일 광주를 찾았다. 전야제가 열렸던 16일부터 이틀간은 금남로에서 지역 합창단과 함께 민중가요를 불렀다.
그는 "참배를 마친 후 서울로 올라가 이한열 열사와 전태일 열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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