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밤길, 폰 끄고 매복…'광주 여고생' 계획살인 정황(종합)

광주 20대 피의자, 주거지 인근 방범 사각지대서 범행
흉기 2점 사전 구매…이틀 전부터 배회, 대상 찾은 듯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 모 씨(24)가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광주지방법원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6.5.7 ⓒ 뉴스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어린이날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20대의 계획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7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 모 씨(24)는 지난 5일 범행 당시 길을 걷던 A 양(17)을 발견하고 차량으로 앞지른 후 기다렸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거리는 왕복 6차로 도로와 맞닿아 있고 인근에 대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지만 주변에 상가가 없어 유동 인구가 많지 않다. 평소 안전상의 이유로 주민들의 폐쇄회로(CC)TV 설치 민원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나 방범용 CCTV는 현장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선명한 식별이 가능한 범위는 약 100m에 불과하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차로 5~10분 거리에 거주하던 장 씨가 해당 지리에 익숙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휴대전화 2대를 사용하던 장 씨는 이 중 1대는 범행 전 미리 전원을 꺼뒀고 1대는 하천에 유기했다. 현재 경찰은 장 씨가 버린 소지품과 함께 휴대전화 수색을 진행하는 한편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의뢰했다.

다만 경찰은 휴대전화를 꺼놓은 시점이 범행 근접 시간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 씨는 범행 이틀 전부터 미리 구매해 둔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흉기는 범행에 사용한 후 배수로에 버린 칼 1점과 검거 당시 가방에 지니고 있던 포장조차 뜯지 않은 1점 등 총 2점이었다.

장 씨는 무인 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자기 옷을 세탁하기도 했다. 당시 장 씨는 세탁을 기다리며 가게 밖에 눕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당초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가 충동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던 것과 달리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를 찾기 위해 본인의 거주지에 들렀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점 역시 우발적 범행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범행의 피해자인 A 양에 대한 1차 부검 구두 소견은 목 부위 자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 씨가 도주 우려 등으로 이날 오후 구속됨에 따라 조만간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범죄의 중대성과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신상 공개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다.

장 씨의 신상 공개가 결정될 경우 광주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범행 대상이 일면식이 없다는 점 등을 토대로 프로파일러 2명 이상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여부와 재범 위험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