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젠틀맨' 김영록…경선 오류 침묵 당 지도부에 '발끈'(종합)
"낙선했을 때보다 지금 더 쓰라려…어떻게 이럴 수 있나" 토로
"전남서 문제 생기면 큰 문제되니까 함구령 내려졌다 들었다"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경선 투표에 참여하려고 전화를 받았는데 갑자기 끊겨 참여를 못한 경우가 2308명인데, 중앙당은 고작 1차례 전화를 재발신하는 것으로 조치를 마쳤습니다. 2308표 중 100여 표만 더 얻었다면 정반대의 결과인데 어떻게 이걸 납득하겠습니까."
초대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에 패한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14일 낙선 이후 보름 만에 중앙당에 격한 속내를 토해냈다.
평소 여유있고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미스터 젠틀맨'이라는 이명으로 불렸던 김 지사지만 경선 과정 오류에 대한 문제제기에 중앙당이 보름째 침묵을 이어가자 민주당 경선 전반에 대한 성토로 이어갔다.
김 지사는 29일 광주시의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줄세우기식 비민주적 경선방식의 개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회견에 앞서 "매일이 굉장히 괴로운 날을 보내고 있다. 떨어진 날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도민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며 근황을 전했다.
민주당 중앙당을 향해 김 지사가 성토하는 주장은 전남광주특별시장 결선 투표 과정에서 누락된 2308건의 전화가 다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 지사측이 현재까지 중앙당 협조 없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결선투표 첫 날 ARS 투표 전화를 받고 거주지를 전남으로 입력하면 끊겼던 사례가 2308건 발생했다.
그러나 중앙당은 당시 김 지사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1차례 전화 재발신을 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1차례 전화가 전부 연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2308건은 투표 전화를 받고 전남 거주지로 입력하려고 한 만큼 적극적인 투표층으로, 단순히 1회 재발신 정도로 회복될 수 있는 응답층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최종경선 응답률 5~7%를 감안하면 2308명 중 160명 내외가 응답하고 나머지 2100명은 응답을 하지 않을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시민여론조사서 0.9%p를 더 얻으면 승리할 수 있던 것을 감안할 때 3000명에서 108명 지지(2308명 치환시 83명)만 얻으면 이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선 오류를 이같이 추론한 김 지사측은 민주당 중앙당에 ARS여론조사 관련 자료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중앙당은 묵묵부답으로만 일관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선관위원장에게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번만 확인해달라고 했으나 선관위원장은 전혀 개입 못한다고만 일관했다. 어떻게 실수가 있었는데도 아무 조치도 못 한다고 하면 이게 깜깜이 선거가 아니고 뭐냐. 실수와 오류에 대해서는 당에서 검사를 해서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지사의 분노는 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김 지사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정청래 당 지도부를 향했다.
김 지사는 "전남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전국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체의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 지도부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어 오늘 이렇게 강력히 촉구하고, 화를 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기자회견 내용은 중앙당 주요 간부들에 바로 전달이 되도록 하겠다. 중앙당이 중대한 오류를 어떻게 시정해야 할지는 굳이 제가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중앙당이 계속 외면한다면 저도 나름대로 시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강력한 문제제기 투쟁에 나설지 검토를 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는 중앙당이 재투표나 재검산, 추가 표 반영, 득표율 공개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선 결과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김 지사는 "가처분 신청을 하기 위한 증거나 자료도 다 중앙당에서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 시정을 촉구하지만 시정이 되지 않을 때는 법적 대응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다"면서 중앙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zorba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