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19억 빌려줬는데…불법 사채업자로 몰린 40대 '무죄'
연이자 596% 주장에 법원 "사후적 추론, 근거 없어"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경영난을 호소하는 지인에게 구두계약만으로 20억 원을 빌려줬다가 연 최고 596%의 이자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편의에 따른 검찰 공소의 문제점을 지목하며 대부업법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범위를 명확히 했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차기현 판사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8)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소상 범죄일람표는 단지 A 씨와 B 씨 사이의 계좌 거래내역을 탈탈 털어 모두 나열한 다음, B 씨의 고소대리인이 탁상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하도록 하려면 이쯤까지 이자와 원금을 상환했을 것'이라는 식의 사후적인 추론을 수사기관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검찰 공소의 문제점을 짚었다.
A 씨는 B 씨에게 총 19억4835만 원을 빌려주고 2014년 11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18차례에 걸쳐 연 26.7%~596%의 이자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미등록대부업을 하는 A 씨가 B 씨로부터 원금과 이자가 섞인 돈을 돌려받으며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초과한 이자를 상환받아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봤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차기현 판사는 "피고인과 B 씨는 장기간 알고 지낸 지인으로 사업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B 씨에게 돈을 빌려주며 거래가 시작됐다"며 "거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계약서나 차용증조차 전혀 없이 구두약정으로만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금과 이자 상환, 재차 돈을 빌려주는 상황이 반복됨에도 피고인이 작성한 장부나 최소한의 거래내역 기재 문서도 없다. 대부계약서와 장부도 없이, 변제 기간과 이자율도 정하지 않은 모호한 거래는 일반적으로 대부를 직업 삼는 업자들이 할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사람의 관계, 거래 경위와 방식, 채권추심행위도 없었던 점을 볼 때 피고인을 대부업자로 단정 짓는 것은 법률 입법 취지와 맞지 않고 형사처벌의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하는 결과가 된다. 범죄 증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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