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5조 금고지기' 누가 선점할까…농협 vs 광주은행 물밑싸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맞춰 6개월간 맡을 제한경쟁 진행
내년부턴 모든 은행권 대상 금고 공모…뜨거운 유치전 예고
- 박영래 기자, 전원 기자,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전원 이수민 기자 = 1년 관리예산이 최소 25조 원에 이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당장 7월 통합시 출범에 맞춘 '6개월 단기 금고'라는 전초전에서 NH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이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금고 관리 기관을 선정하는 올 하반기 본선은 국내 대형 시중은행까지 참여하는 역대급 유치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22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7월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12월 말까지 6개월간 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내년부터 정식으로 금고를 운영할 은행을 선정할 방침이다.
지자체 금고는 시도나 시군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거둬들이는 각종 세금이나 기금, 보조금 등을 보관하고 지급, 운용하는 금융기관이다.
지자체 금고를 맡게 되면 거액의 지자체 예산을 예치해 조달 비용이 적은 자금을 대거 확보할 수 있어 은행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당 지자체의 주거래 은행이라는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로 공무원들의 급여계좌 유치나 지역 내 공공기관, 법인 고객 확대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
지방회계법상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는 총 2개 이내로 하게 돼 있으며, 현재 광주시의 일반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는 광주은행, 각종 기금을 관리하는 2금고는 농협이 맡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는 1금고는 농협, 2금고는 광주은행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당초 수의계약을 통해 12월까지 6개월 동안 1금고와 2금고를 선정할 예정이었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제한경쟁입찰로 1, 2금고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농협과 광주은행이 협의를 통해 합의안을 내놓기를 기대했지만, 1금고와 2금고가 관리하는 예산 규모와 큰 차이를 보여 서로 1금고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두 은행 모두 통합특별시 첫 대표금고라는 상징성과 함께 일반회계를 담당할 1금고를 희망하면서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의 2026년도 예산 기준으로 1금고는 7조7466억 원인데 2금고는 3551억 원에 불과하다. 전남도는 1금고 10조9450억 원, 2금고 1조7572억 원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1금고가 시·도 모두 농협이라든지 광주은행이면 수의계약이 좀 쉬운데 서로 다르다 보니 의견을 모으지 못해 제한된 경쟁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진검승부는 올 하반기에 펼쳐질 '본선'이다. 내년부터 정식으로 금고를 운영할 기관을 뽑는 일반경쟁입찰에는 시중은행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기준 광주시와 전남도의 합계 예산 20조 원에 정부가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매년 5조 원씩, 4년간 총 20조 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통합시 금고가 관리하는 예산 규모는 연간 최소 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치열한 유치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자금을 저리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통합특별시 주거래 은행'이라는 상징성, 공무원 급여계좌 등 부가 수익까지 고려하면 금융권엔 놓칠 수 없는 '황금알'이다.
금고를 수성해야 하는 광주은행과 농협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광주은행은 1969년 창립 이후 '지역 자산 역외 유출 방지'라는 명분을 앞세워 안방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최근에는 이상채 부행장을 광주시청지점 지점장으로 전격 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며 배수진을 쳤다.
농협 역시 '농도 전남'의 상징성을 내세워 전남 22개 시군 금고를 장악해 온 조직력을 바탕으로 통합시 1금고 수성을 노리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시중은행들의 금리 공세와 기존 강자들의 수성 전략이 정면충돌할 것"으로 분석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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