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대출·가족 몰아주기…광주·전남 금융권 잇딴 비위에 신뢰 '흔들'

최근 수년간 수십억대 사고 반복…횡령까지 겹쳐
직원 반대에도 대출 강행·심사 조작…중형 선고 이어져

ⓒ 뉴스1 이은주 디자이너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광주·전남 지역 금융기관에서 차명 대출과 가족 몰아주기, 허위 감정평가, 횡령 등 각종 금융권 비위가 잇따르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2017년부터 최근 사이 지역 금융기관에서 발생한 주요 비리 사건들은 부실한 내부 통제망을 틈타 내부 직원과 외부 브로커가 결탁한 조직적 범행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광주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 A 씨는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직원들의 반대에도 직위를 이용해 가족, 지인, 업자에게 86억 원을 부당 대출해 줬다.

A 씨와 간부의 범행에 해당 새마을금고의 피해 규모는 19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사장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란 형사적 책임을 받았으나 지역민·상인 출자로 자금이 조성되는 새마을금고 특성상 해당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돌아왔다.

외부인과 금융기관 직원들이 결탁해 대출 규모를 키운 사례도 나왔다.

광주 모 축협 지점장 B 씨와 광주 모 저축은행 전직 은행장 C 씨를 비롯해 은행 직원 4명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2월 사이 계약서를 위조해, 115억 원대의 부당대출을 승인했다.

이들은 전남 무안의 부지 사업과 관련해 감정평가사·브로커들과 결탁, 허위감정과 허위 도급계약서 등을 사용해 은행 대출 심사 전 담보물의 값어치를 부풀려 부당대출을 내줬다.

전남 모 축협에선 경찰의 장기 수사 끝에 은행 관계자들이 연루된 차명 대출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업가 D 씨와 축협 관계자 3명 등 8명은 2020년 8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토지와 관련된 담보가를 부풀려 53억 원 상당의 부당대출에 관여된 혐의로 검찰에 최근 넘겨졌다.

경찰은 대출 담당 라인이 여신업무 절차를 위반, 부적절한 대출을 승인하면서 해당 축협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했다.

대출 비리뿐 아니라 내부 자금을 빼돌린 횡령 사건도 확인됐다. 광주은행 직원 E 씨는 2023년 대출 이자 등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약 1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내부 감사 과정에서 적발돼 형사 고발됐다.

이들 사건은 대출 심사와 자금 관리 과정이 내부에서부터 무너졌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직원이 대출 유형을 바꿔 심사를 피하거나 담보가를 부풀리고, 외부 인물과 공모해 자금을 빼돌리는 방식이 반복돼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감시, 자체 감사 등 관련 제도가 갖춰져 있으나 대출 심사와 담보 평가 과정이 특정 인물이나 일부 라인에 좌우될 경우 비슷한 금융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 통제보다 권한이 우선하는 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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