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게요" 12년 전 약속 잊지 않은 국민들…세월호 추모 물결(종합)
진도 맹골수도 선상 추모…이 대통령, 안산 기억식 참석
목포신항 등 전국 분향소 발걸음…'안전한 대한민국' 다짐
- 최성국 기자,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이기림 기자, 임윤지 기자, 유재규 기자, 문채연 기자, 김기태 기자, 유준상 기자
(전국=뉴스1)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이기림 임윤지 유재규 문채연 김기태 유준상 기자 =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하늘의 별이 된 304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물결이 전국에서 일렁였다.
4·16 세월호 참사 선상 추모식이 열린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세월호 침몰 해역. 유가족 39명을 태운 해경 1508함정이 바다 한가운데 멈춰 서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하얀 국화를 가슴에 꼭 안은 부모들은 마치 그 꽃이 아이라도 된 듯 한참을 손에 쥐고 있다가 차가운 바다 위로 놓아주었다.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부모들의 시간은 그날 아침에 멈춰 있었다.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3반 김빛나라 양의 아버지 김병권 씨는 추도사를 통해 "그날 아침 우리 집의 시계는 영원히 멈춰버렸다"며 "세상은 야속하게 12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엄마 아빠는 여전히 마지막 온기가 남아 있는 그 자리에 서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희가 없는 세상에서 너희의 웃음, 너희의 목소리, 너희의 용기, 그 짧았던 기억들이 우리가 이 모진 생을 버텨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12년의 죄책감과 억울함은 우리가 끝까지 안고 갈 테니, 부디 그곳에서는 아무런 무게도 없이 자유롭게 지내라"고 추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경기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기억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그날의 과오와 그 무거운 교훈을 한시도 잊지 않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다짐한다"며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랑하는 이를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그 절절한 기록을 하나하나 남기며,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해 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오랜 세월 동안, 매일 같이 얼마나 큰 고통과 그리움을 감내해 왔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과정에서 희생된 순직 교사와 소방관, 의사자들을 추모하고, 참사의 진실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되새기기 위한 기억식이 엄수됐다.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유가족 발언을 통해 "선생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과 함께하며 자기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입혔다"며 "250명의 아이와 선생님들의 희생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2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소재 '단원고 4·16기억교실' 내부는 12년 전 사고로 숨진 학생들의 교실과 교사의 교무실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은 단원고교 정상화를 위해 2016년 5월 사회적 합의로 교실 이전이 확정되면서 5년간 기억교실로 운영되고 있다.
기억교실 곳곳을 둘러보는 시민들은 교무실과 교실을 돌아다니며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들의 영면을 기리는 손 편지 등을 훑어봤다.
2학년 교무실에는 교사 책상마다 '출석부'가 놓여 있었는데 눈에 띈 것은 '수학여행 보험 개인정보 동의서'였다. 방문객들은 수학여행 보험 개인정보 동의서를 보며 구조만을 기다린 당시 학생들과 교사를 생각하듯 안타까움에 한숨만 내쉬었다.
교실에는 학생들이 기다리던 급식의 식단표와 과목표, 달력, 청소 당번 일정, 한 해 생일자 목록 등 여전히 남아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숨진 학생들의 책상에는 방명록이 곳곳에 배치됐는데 '두려움에 떨었을 텐데 편히 쉬어요',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 '만나본 적은 없지만 보고 싶어요' 등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세월호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과 진도 팽목항을 비롯해, 세월호상주모임이 운영하는 광주 5·18민주광장 분향소,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 세월호 분향소,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등 전국 각지에서도 노란 리본이 나부꼈다.
참사 희생자들을 기린 국민들은 희생자들 앞에 묵념을 올리고 노란 리본에 '잊지 않겠다', '안전한 대한민국' 등의 글귀를 남겼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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