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12년"…진도 팽목항 분향소 찾은 시민들 눈물
세월호 참사 12주기... "자식 잃은 부모 마음 생각하면 부채감"
- 이수민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진도=뉴스1) 이수민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그 부모들에겐 12년이 멈춰버린 '빼앗긴 시간'이잖아요. 남아있는 자로서 부채감이 들죠."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이한 16일 전남 진도항(구 팽목항)에는 이른 오전부터 잔잔한 바람이 불었다. 따뜻한 봄 날씨에 바닷물은 고요했지만, 팽목기억관 안 공기는 싸늘하고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나둘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조용한 걸음으로 제단 앞에 국화꽃을 가지런히 놓았다.
이날 오전 10시 전남 순천에서 딸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은화 씨(49·여)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이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손을 덜덜 떨며 꽃을 내려놓은 뒤에는 입을 틀어막은 채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했다. 옆에 서 있던 딸은 아무 말 없이 김 씨의 곁을 지켰다.
12년 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김은화 씨의 딸도 같은 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었다.
김은화 씨는 "내 딸은 다행히 돌아왔는데 그 부모들은 고스란히 고통을 안고 돌아오지 않는 자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며 "우리 모두의 책임인데 그들만 고통을 떠안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딸 손도 잡고 안고 싶을 때 안을 수 있는데 그럴 수 없는 부모들 마음에 부채감이 크다"며 "그분들에게는 지난 12년이 '빼앗긴 시간' 아니냐. 남아있는 자로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인근 기억의 등대에도 그날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매년 참사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50대 김모 씨는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처음 사건을 접했는데 아직도 생생하다"며 "시간이 오래 지나니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세월호가 등한시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거룩한말씀의수녀회 임사라 수녀는 "세월호 때 진도성당에 있었다. 당시 누군가는 구조를 해야 하는데 지시가 없고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이해가 안 됐었다"며 "아직도 밝혀지지 않는 수많은 문제가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기억하고 조속히 진상규명 하는 것만이 산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직함이 되살아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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