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 '깨알 크기'의 3자 정보 제공 동의…개인정보법 위반
"페이지 하단 깨알 같은 안내문, 법적 고지 의무 다한 것 아냐"
법원, 업계 '위탁판매 관행'에 경종…"잘못된 관행 교정해야"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온라인 쇼핑몰에서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얻고 이른바 '쇼핑몰 되팔이'를 하는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차기현 판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A 씨(29)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2024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한 고객으로부터 화장품을 주문받은 뒤 다른 쇼핑몰 업체에 재주문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자신의 쇼핑몰 상품소개 페이지 하단에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대한 안내문을 게재했으며, 고객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A 씨는 인터넷 쇼핑몰의 통상적인 위탁판매 관행을 고려하면 고객 역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름과 주소를 수집·이용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강변했다.
해당 페이지 하단에는 '당사의 재고가 부족할 경우 위탁구매가 진행될 수 있다. 개인정보 관련해서 이를 원치 않으면 구매 자제를 부탁한다'는 글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기현 판사는 "피고인이 정보 주체에게 동의받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상품 판매 페이지 하단에 '희미하고 깨알 같은 글씨'"라며 "동의의 법적 의미를 감안하면 이 정도의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정하는 사전고지 사항을 모두 알린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 판사는 "피고인의 개인정보 수집 목적은 '구매 상품의 배송'으로, 다른 쇼핑몰에 물품을 새로 주문하는 행위는 배송과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재고가 없으면 이를 구매자에게 알리고 주문 취소가 이뤄지도록 하거나 추가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얻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시험 삼아 주문을 해보고 되팔이 업체를 신고하는 사람이어서 자신이 받는 벌금이 부당하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배척했다.
차 판사는 "해당 사이트가 아닌 다른 판매자로부터 제품이 발송되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무더기 신고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활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재고 부족 시 흔히 이뤄지는 관행이라는 말이 설령 맞는다고 해도, 그 관행으로 개인정보의 제3자 무단 제공이 수반되고 있다면 인터넷 쇼핑몰의 관행을 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교정해야 하는 것이지, '다들 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식으로 넘어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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