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콜센터 안내 따라 운행했는데…BMW 보닛 들려 앞유리 파손

도로 뛰어든 강아지 피하다 보행자 보호 시스템 작동
제조사 "안내 '미흡' 인정하지만 사고 책임질 수 없다"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자동차 제조사 긴급 콜센터의 안내를 믿고 주행하던 차량 운전자가 주행 중 보닛이 갑자기 열리며 앞 유리를 덮치는 2차 사고를 겪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사고 후 업체 측이 책임을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안전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오후 1시쯤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 인근 도로에서 A 씨가 몰던 BMW 740i 차량에 이상이 발생했다.

A 씨는 당시 도로 위로 갑자기 뛰어든 강아지를 피하기 위해 급제동했고, 이 과정에서 차량 보닛 후방이 들뜨는 현상이 나타났다. 해당 차량에 장착된 '보행자 보호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이 장치는 차량 충돌 위험이나 가능성이 있을 때 보닛을 들어 충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다행히 실제 강아지와의 충격은 없었으나, 보행자 보호 시스템만 가동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A 씨는 즉시 차량 내 긴급 SOS 버튼을 눌러 BMW 콜센터에 상황을 알렸다. 상담원은 "보행자 보호 시스템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운행은 가능하니 서비스센터로 이동하라"는 취지로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안내 후 문제가 발생했다. A 씨는 상담원 안내를 믿고 다시 차량을 출발시켰지만, 얼마 안 가 주행 중 보닛이 완전히 열리면서 앞 유리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차량 앞 유리가 파손되고 보닛이 찢어지는 등 심하게 변형됐으며, 열린 보닛이 시야를 완전히 가리면서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해당 차량 급정거 과정에서 뒤따르던 대형 화물차와의 추돌 직전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1시쯤 운전자 A 씨의 차량의 보닛이 주행 중 완전히 꺾여 올라가 앞유리를 강타해 운전이 불가한 모습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3 ⓒ 뉴스1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A 씨가 다시 SOS를 통해 상황을 알리자, 이번에는 "운행을 중단하고 견인을 진행하겠다"는 안내가 이뤄졌고 해당 차량은 광주 평동산업단지 내 서비스센터로 이동됐다.

그러나 사고 접수 약 3시간 뒤 재차 연락해온 상담원은 "안내가 미흡한 점은 있으나 책임은 질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콜센터 안내대로 운행했다가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갔다"며 "보닛이 올라와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는 순간 정말 사고가 나는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사고 직후 운전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사과하는 대신 보험 처리부터 언급했다"며 "고객 안전보다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대응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 차량 문제가 아니라 긴급 대응 시스템 자체 문제"라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행자 보호 시스템 작동 차량에 대한 콜센터 대응 매뉴얼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닛이 들린 상태에서는 주행 중 추가 사고 위험이 커 즉시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긴급 상황에서 콜센터의 안내가 사실상 운전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제조사의 대응 매뉴얼과 상담 교육 체계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A 씨는 BMW 측을 상대로 △공식 사과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조사 및 공개 △긴급 콜센터 대응 매뉴얼 개선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BMW 코리아 측은 해당 사고와 관련해 "매뉴얼 여부와 책임 범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입장을 정리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