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온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윤석열 정부 성공 못할 것이라 확신했다"

"12·3 비상계엄 조기 해제의 근원은 '5·18정신'"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2일 오후 광주 서구청 들불홀에서 '호의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조수민 수습기자 =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2일 밝혔다.

문 전 재판관은 이날 오후 광주 서구청 들불홀에서 진행한 '호의에 대하여' 강의에서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 민주당 정권에서 재판관이 돼 놓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이유였다"며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니까 그랬다. 윤석열 정부 때는 쓴소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그 이유는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 되는 정권은 결론 내리기 전에 문제점을 살피고 충분하게 토론하는데, 지난 정부는 그러지 않았다"며 "의대 정원 문제 역시 숫자만 늘려 응급실이 회복 안 됐다.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새 정부(이재명 정부)에서 제시한 의대 문제는 조용히 실행되고 있다"며 "개혁은 '다수결'만 얘기하면 지속되기 힘들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이런 점을 민주주의의 심장인 광주에서 한번 (얘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남·광주의 행정통합 이후에 대해서는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이 핵심이라고 봤다. 그는 "결국 인구를 유입시키는 것은 기업"이라며 "그런데 전남·광주에는 기업이 많지 않다. (정부의 행정통합 인센티브인) 20조 원 가운데 일부를 전남·광주에 오는 기업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값 문제와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해답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약했지만 헌법재판소가 견제해 완성하지 못한 '행정수도 이전'이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 전 재판관은 "행정수도를 이전해야만 서울에 대한 수요가 줄고 지역 균형발전 토대가 (마련)된다"며 "개헌에 '행정수도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한 줄을 추가하고 법률에 '행정수도는 ○○으로 정한다'고 적으면 헌법재판관들이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2일 오후 광주 서구청 들불홀에서 '호의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이수민 기자

그는 '광주'의 의미도 설명했다. 그는 "탄핵 결정문에는 '12·3 비상계엄을 조기 해제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는 구절이 있다"며 "시민들의 목숨 건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의 근원은 5·18정신에 있다"고 해석했다.

문 전 재판관은 "5·18정신은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정신'"이라며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은 죽을 수 있지만 패배하지 않는다'는 문장을 썼다. 5·18에 참여한 시민들은 총알에 맞아서 죽을 수는 있지만 불의한 권력에 항복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불의한 권력에 무릎 꿇지 않았기 때문에 12·3 비상계엄 때도 시민들은 달리했고 5·18정신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