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해든이, 철제 검시대가 더 편안해 보였다"…법정 울린 검사의 분노

압수 증거물 홈캠 4800여개…해든이 고통·울음 한가득
공개 19분 영상도 '약한' 부분…"133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검찰이 확보한 홈캠 영상 속에서 친모 A 씨가 생후 4개월된 해든이(가명)를 들어 내려치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김성준 기자

(순천=뉴스1) 최성국 김성준 기자 = "검사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사건을 봤지만 이처럼 가슴 아픈 범죄는 없었습니다. 철제 검시대에 누워있는 아기의 표정이 홈캠보다 편안해 보였습니다."

생후 4개월 된 신생아 해든이(가명)를 장기간 학대·방임해 숨지게 한 30대 부부가 결심 재판을 받은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법정은 눈물과 분노로 가득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여수 주거지에서 생후 2개월째인 친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생후 4개월인 같은 해 10월 22일에는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해든이는 23곳의 골절상을 입은 채 출혈성 쇼크로 숨졌다.

사건을 맡은 정아름 검사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삼키면서 이들 부부에 대해 중형을 구형했고, 방청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도 한탄과 눈물을 쏟아냈다.

정 검사는 "피해 아동이 살았던 13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온몸에서 보였다. 세상에 따뜻하고 행복하고 좋은 것도 많은데 너무나 험한 세상을 산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며 비집고 나오는 울음을 꾹 집어삼켰다.

정 검사는 "아기가 가장 안전해야 할 집, 행복해야 할 집에서 가장 힘들었다. 아기는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겪다가 사망했는데 피고인들은 수사에 항의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2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4월 아기 '해든이'를 위로하는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검사가 분노한 이유는 A 씨 범행의 잔혹성과 반성 없는 자세였다.

검찰은 수사초기단계와 사건 송치 이후 주거지 등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홈캠을 분석, A 씨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홈캠 영상 약 4800개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19분 18초 분량의 홈캠 영상은 절규에 가까울 정도로 처절히 우는 해든이의 목소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A 씨는 아기 침대에 홀로 누워 우는 해든이에게 다가와 얼굴을 발로 밟고 뺨을 때렸다.

A 씨는 셀 수 없을 만큼 해든이를 공중으로 내던졌다. 발목만 잡고 180도 거꾸로 돌리길 반복했다. 얼굴이 빨개져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우는 아이 위로 올라타 뛰었고, 3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17차례 아이를 들어 내려치는 장면에선 어떤 인간성도 느낄 수 없었다.

해당 영상조차 전체 학대 영상 중 학대 정도가 약한 것으로 추려 공개된 상황이다. 미공개 영상 중 일부에는 A 씨가 10분 넘게 아이의 전신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검사는 "생명이란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불문 절대 용인돼선 안 된다.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A 씨에게 무기징역을, B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4월 23일 오후 2시 이들 피고인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