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 중 딴짓' 267명 탄 여객선 무인도 좌초시킨 선장 징역형 집유

휴대전화 보던 1등 항해사·조타수도 금고형 집행유예

작년 11월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260여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좌초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9 ⓒ 뉴스1

(목포=뉴스1) 최성국 기자 = 267명이 탑승한 대형 여객선을 무인도에 좌초시킨 선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3단독 최형준 부장판사는 중과실치상 혐의와 선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퀸제누비아2'호 선장 A 씨(65)에게 18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작년 11월 19일 오후 8시 16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퀸제누비아2호를 무인도에 좌초시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해당 여객선엔 승객 246명과 선원 21명이 탑승해 있었다. 탑승객 전원은 좌초 사고 후 3시간 10분 만에 해경에 의해 구조됐으나, 승객 47명이 경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A 씨는 선장이 조종해야 하는 위험 수역에서 직접 지휘하지 않았다. 그는 선장실에서 항해 장비도 주시하지 않았다.

최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선장으로서 여객선이 좁은 수로를 지나는 경우 직접 지휘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러나 좁은 수로를 지나면서 선장실과 침실에서 업무를 소홀히 해 무인도 좌초 사고를 냈다"고 지적했다.

최 판사는 "해상 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피고인은 이를 잘 알고도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지휘 의무를 저버렸다"며 "다만 사고 이후 피고인과 선원들이 승객들을 안전하게 퇴선시킨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해당 선박 1등 항해사인 B 씨(39)에게는 금고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C 씨(39)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 또한 업무를 소홀히 해 퀸제누비아2호의 무인도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사고 당시 휴대전화 시청 등으로 전방을 전혀 주시하지 않아 항로 변경 시점을 놓쳤고, C 씨는 자동조타 상태를 믿고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 여객선이 전속력으로 무인도로 전진하는 것을 충돌 직전까지 알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 B 씨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전방 주시를 하지 않은 중대한 과실이 있다"며 "고 지점에 다수의 섬이 있다는 것을 항해 경험에 비춰 잘 알고도 중대한 과실을 저질러 다수의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승객들을 안전하게 퇴선 조치한 점, 피해자 상당수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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