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섬, 세상의 별 ㉑]…구자도(九子島)
우리나라 대표적 물김 생산지…외국인 근로자 절대다수
'狗子島'에서 '九子島'개명…'보도연맹원' 집단 학살 현장
- 조영석 기자
(진도=뉴스1) 조영석 기자 = 구자도는 취락 기능은 쇠퇴했으나 활발한 김 생산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섬이다. 의신면에 속한 섬으로 접도의 수품항에서 오갈 수 있다.
수품항에서 구자도까지 정기 여객선이 취항했었지만, 이용객 감소로 오래전 항로가 끊겼다. 끊긴 항로를 김 채취선이나 낚싯배 등 사선이 잇는다. 수품항에서 약 7.4㎞ 떨어진 구자도까지는 뱃길로 10여 분 남짓 소요된다.
'구자도'는 유인도인 상·하구자와 무인도인 매섬, 갈명도, 밀매도 등 5개 섬의 통칭이다. 상·하구자도와 매섬이 500m 남짓 떨어져 서로 이웃하고, 갈명도와 밀매도 등 두 섬은 하구자도로부터 남쪽 제주도 방향으로 5㎞가량 떨어서 마주한다.
구자도의 본래 한자 표기는 '개 구(狗)'자를 쓰는 '구자도(狗子島)'였다. 섬의 형태가 개처럼 생겼다는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개 구'자의 구자도를 우리말로 풀어 쓸 경우 '개 XX섬'이 된다. 이보다 더 고약한 욕이 없다. 개가 무슨 잘못이겠는가마는 우리말 '개'의 접두어는 한결같이 속되고, 비천과 비하의 최극이 된다.
꽃에도 개나리, 개망초, 개불알꽃이 있는가 하면 판에도 개판이 있고, 개폼과 개수작도 있다. 심지어 망나니에도 개망나니가 있고, 개차반의 인간도 있다.
주민들의 개명 요구로 '개 구'를 버리고 그 자리에 동일한 발음의 '아홉 구(九)'을 넣었다. 1982년 1월 1일 진도군 조례 제744호에 의해 구자도(狗子島)는 '구자도(九子島)'가 됐다.
구자도의 본래 한자 표기는 개 구(狗)자를 쓰는 구자도(狗子島)였다. 섬의 형태가 개처럼 생겼다는 데서 유래했다. 우리말로 풀어 쓸 경우 '개 XX섬'이 된다. 주민들의 개명 요구로 개(狗)를 버리고 그 자리에 동일한 발음의 아홉(九)을 넣었다.
상·하구자도는 좁은 여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앞섬'이라 부른다. 섬 크기가 대별할 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상구자도 마을은 섬 남쪽에, 하구자도 마을은 섬 북쪽에 각각 들어서 마주 보고 있는 데 따른 상호 간 호칭이다.
의신초등학교 상·하구자도분교가 각기 있었으나 1996년 3월 1일 문을 닫았다. 상구자도분교는 개인에 팔려 외국인 근로자 숙소나 김 창고로 쓰이고, 하구자도 분교는 흔적만 남았다.
상·하구자도 모두 해수담수화시설이 들어서 빗물을 모아 사용하던 시절의 물 걱정은 덜었다. 다만, 주민들은 해수를 정화한 물이 '건지럽다'는 이유로 생활용수로 이용하고 식수는 생수를 구입해 사용한다. 2007년 하구자도에 내연발전소가 건립돼 상·하구자도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구자도는 한때 멸치잡이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김 양식에 전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물김 생산지로 수품항에서 위판되는 물김 대부분이 구자도 일대에서 생산된다.
진도는 우리나라 물김 생산 1위 지역이자 '김 산업진흥구역'이다. 이곳은 전국 김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작년에 13만 8868톤의 물김을 생산해 2490억 원의 위판가를 올렸다.
구자도는 한때 멸치잡이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김 양식에 전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물김 생산지로 수품항에서 위판되는 물김의 대부분이 구자도 일대에서 생산된다.
통계에 따르면 1973년 상구자도에는 8가구 41명(초등학생 17명), 하구자도에는 10가구 58명(초등학생 15명)의 주민이 살았으나, 현재는 김 채취를 위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상구자도에는 내국인 근로자 20여 명과 외국인 근로자 40여 명, 하구자도에는 내국인 근로자 6명과 외국인 근로자 3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 절대다수가 외국인 근로자이듯, 섬은 70%가 외지 사람 몫이 됐다. 육지인들이 헐값에 땅을 구입한 뒤 '섬값'이 오를 때만 고대하는 중이다. 대한민국의 부동산이 갖는 마력은 서울 강남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에서 남쪽 끝, 학교가 사라진 진도군 의신면 구자도까지 일맥상통한다.
상·하구자도 모두 선착장을 겸한 마을 앞 공터에 김 채취에 쓰이는 스티로폼 등 어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물양장은 폐어구까지 뒤섞여 볼썽사나운 적치장으로 변했다.
하구자도 동쪽 끝에 기암절벽의 작은 여(礖)가 방파제로 이어져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곳 역시 폐스티로폼 등이 해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 산업진흥구역'의 이면이다.
하구자도 동쪽 벼랑 위에 세워진 무인 등대가 동방향의 완도 보길도와 남쪽의 추자도, 서쪽의 상·하조도를 잇는 길목을 지킨다. 이 등대는 1983년 설치됐다.
하구자도에 밤바다를 지키는 등대가 있다면 상구자도에는 근로자들의 이국생활과 타향살이의 애환을 달래 주던 교회가 있었다. 마을 뒤 언덕바지에 세워져 여름철 위주로 문을 여는 비상설교회였으나 2년 전 문을 닫았다.
구자도의 외딴 부속 섬, 갈명도는 6·25 때 해남 지역 '보도연맹' 관련자들의 집단 학살장으로 쓰인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섬이다. 1950년 6~7월 경찰이 예 보도연맹원 수백 명을 끌고 가 무차별 학살을 했던 곳이다.
상구자도 동북쪽 인접한 곳에 매 한 마리가 옥황상제의 벌을 받아 돌섬이돼 내려앉았다는 매섬이 있다. 바위섬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매의 형상인가 하면,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사자도 닮고, 끝내는 이집트 스핑크스를 좇는다.
'접도 인근 황범도에 살던 호랑이가 구자도에 사는 개를 잡아먹으려고 기회를 노렸으나 섬 앞에 매가 지키고 있어 아직 구자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전설이 바위섬에 함께 얹혔다.
구자도의 부속 섬 갈명도는 6·25 때 해남 지역 '보도연맹' 관련자 집단 학살장으로 쓰인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섬이다. 일명 '갈매기섬'인 이곳은 1950년 6~7월 경찰이 예비검속을 벌여 해남 보도연맹원 수백 명을 끌고 가 무차별 학살한 곳이다.
2005년 출범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곳에 총 300여 구의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궂은 날이나 비바람이 부는 날, 갈명도에서는 서러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어부들 말은 서늘하다. 이 섬은 자연식생 보전 상태가 양호해 '특정도서'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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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배섬 진도'에는 헤아리기 힘들 만큼 '보배'가 많다. 수많은 유·무형문화재와 풍부한 물산은 말할 나위도 없고, 삼별초와 이순신 장군의 불꽃 같은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하지만 진도를 진도답게 하는 으뜸은 다른 데 있다. 푸른 바다에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섬 들이다. <뉴스1>이 진도군의 254개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45개의 유인도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대항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