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품으로 달려간 손녀"…설 연휴 첫날 전국이 웃음꽃(종합)

전국 공항·터미널·역마다 귀성객·여행객 북새통
가족 만남·여행 설렘 속 전국 이동 488만대 예상

설 연휴가 시작된 1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 대합실에서 손녀와 할머니가 꼭 끌어안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번 연휴 동안 제주도에는 입도객 24만5000여 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2026.2.14 ⓒ 뉴스1 홍수영 기자

(전국=뉴스1) 최성국 홍수영 문채연 김낙희 임양규 한귀섭 기자 = 민족대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된 14일 전국 공항과 터미널, 철도역에는 웃음꽃이 폈다.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에선 노란색 한복을 입은 한 어린이가 반가운 할머니, 할아버지 앞으로 뛰어갔다.

이 아이는 소중하게 쥐고 있던 간식 통에서 젤리를 하나씩 꺼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선물했다. 할머니는 손녀를 꼭 끌어안고 활짝 웃어 보였다.

한편에서는 "엄마, 오랜만이에요" 인사하며 사탕 다발을 안기는 딸의 모습도 보였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은 깜짝선물이었다. 엄마의 얼굴엔 반가움과 고마움이 묻어났다.

긴 연휴 동안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제주에서 여행을 즐기러 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따금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날씨에도 여행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설 연휴가 시작된 1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에서 시민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2026.2.14 ⓒ 뉴스1 홍수영 기자

충북 청주국제공항 역시 가족, 연인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공항 주차장은 1주차장부터 4주차장까지 대부분 찼고 주차 장소를 찾지 못한 일부 이용객들이 이중주차를 할 정도였다.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을 찾은 가족도 있었다. 김재열 씨(70)는 "올해는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제주도 여행 계획을 잡았다"고 했다.

이날 청주공항을 떠나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매진됐고 국제선 탑승구는 더 붐볐다. 캐리어, 골프채를 끌고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가득했다.

같은 날 광주 광천터미널과 전북 전주터미널, 전주역은 빈자리 없이 승객을 가득 태운 고속버스가 쉼 없이 플랫폼을 오갔다. 시민들은 양손 가득 보자기로 곱게 포장한 선물과 캐리어를 끌며 버스로 향했다.

이진주 씨(68·여)는 "손녀들을 만나러 서울에 간다. 딸이 좋아하는 깍두기랑 손녀들이 좋아하는 갈비를 잔뜩 했다. 가족들에게 줄 것이라 전혀 무겁지 않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있던 김미희 씨(40대)는 "부모님 드릴 선물을 조금 챙겼다"며 "줄인다고 줄였는데 이 정도다. 아마 부모님도 집에 한가득 준비해 두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지역은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오일장이 열리는 춘천 신북읍 율문리 샘밭장터에는 성수품을 사려는 구매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님맞이에 나선 상인들은 "좋은 물건 많다"면서 큰소리로 손님들을 안내했고 시민들은 붕어빵, 튀김, 어묵을 맛보며 허기를 달랬다. 인근 신북읍 일대 도로는 닭갈비와 감자빵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차로 꽉 막혔다.

제34회 평창 대관령눈꽃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평창관광문화재단 제공.) ⓒ 뉴스1

연휴를 맞아 동해안 관광지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강릉을 찾은 관광객들은 날이 풀리면서 주요 해변과 카페 거리를 찾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속초 중앙시장도 닭강정, 술빵, 오징어순대를 맛보려는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엘리시안강촌, 평창 모나용평스키장, 휘닉스파크 스키장, 알펜시아 스키장 등도 동계올림픽 특수를 맞았다.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은 은빛 설원을 질주하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냈다.

반면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충남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은 근심 가득한 연휴 첫날을 보냈다.

이날 찾은 임시 특화시장에선 설 대목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고 평소 주말보다 조금 많은 소비자만 보이는 수준이었다. 임시 특화시장은 2024년 전기 합선에 따른 화재로 특화시장이 전소된 뒤 바로 옆에 새로 지어졌다.

오일환 특화시장 상인회장은 "도내 7개 시·군 12개 전통시장에서 설맞이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 중인데 서천특화시장이 제외되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주말보다 조금 더 손님이 찾고 있을 뿐"이라며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을 줄 예상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에서 488만대가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에서 부산은 5시간, 울산은 4시간 40분, 목포는 4시간 10분, 대구는 4시간, 광주는 3시간 50분이 각각 소요되고 있다.

본격 정체에 들어간 귀성 방향 교통 정체는 오후 6시부터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