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단·현대차·에버랜드까지…행정통합 앞서 '매머드 공약' 넘실
"20조 원도 현금지원은 아니다…사업성 없으면 공약 공염불" 지적도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반도체산단·현대차·에버랜드까지.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을 노리는 후보들마다 대규모 지역발전 구상을 내세운 '매머드급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과거에는 중앙정부에 공약을 호소해 '시설 유치' 성과를 강조하는 흐름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행정통합을 눈앞에 두고 지역이 주도적으로 대형 산업·인프라 공약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1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다수 전남광주특별시장 출마 후보들이 강조하는 핵심 공약은 '반도체 산단'이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을), 신정훈 의원(나주·화순), 이개호 의원(담양·장성·영광·함평), 주철현 의원(여수갑),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 이병훈 호남특위 수석부위원장 등 주요 주자들이 반도체 산업 유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반도체 산단 유치 요구는 그간 민감한 이슈였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 등 경기 용인 지역 의원들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강하게 고수하면서 전북 정치권이 일부 대항했으나, 광주·전남에서는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용수와 전기가 부족한 용인 클러스터는 불가하다"고 반대했고, 광주·전남 민주당에서는 원외 인사인 이병훈 수석부위원장이 반도체 산단 유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광주가 먹고 살 수 있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을 강조하고, 전남의 재생에너지를 경기도로 송전하는 데 난색을 표하자 이를 계기로 특별시장 후보들도 반도체 산업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산단 후보지를 두고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이 잇따라 거론되는 등 향후 지역 민심을 가르는 핵심 산업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산업을 전면에 내건 후보도 있다. 정준호 의원은 특별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현대모터스 임직원들에 호남으로 올 것을 제안한다. 광주공항 부지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공장을 짓고 마음껏 뛰어다니게 하라"며 "제가 통합특별시장이 되면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코스트코 유치'와 '무등산 케이블카'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민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코스트코와 무등산 케이블카는 소상공인·환경단체 반발 등을 고려해 민주당 정치권이 쉽게 꺼내지 않았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일부 유권자층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초단체장들도 '특급 공약'을 제안하며 지역발전론을 띄우고 있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광주 젊은이들이 갈 곳이 부족하다. 놀이·문화 인프라 보완을 위해 광주 군공항 부지에 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시설 유치도 검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권의 기업 유치 공약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투자 유치 전략과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귀동 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은 "행정통합을 하더라도 정부가 약속한 20조 원이 예산 형태로 오지 않을 것이다. 향후 사업 효율성 문제나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칭 사업이나 대출 보증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 실장은 "광주·전남으로 기업 유치가 실제로 이어지려면 결국 사업성 높은 제안으로 기업을 설득해야 한다"며 "사업성이 없이 정치 구호만으로 기업을 유치하면 군산형 일자리처럼 공장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기업들이 광주·전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zorba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