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저수지 아내 살인'…무기수 남편 21년 만에 무죄(종합)

재심 앞두고 복역 중 사망…법원 "범죄 증명 없어"

지난 2003년 전남 진도군 명금저수지(현재 송정저수지)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의 모습. 2026.1.19 ⓒ 뉴스1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지난 2003년 발생한 '진도 송정저수지 아내 살인 사건' 재심 개시를 앞두고 숨진 무기수 남편(60대)이 21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이 '아내의 사망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이라며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재심 법원은 '단순 교통사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김성흠)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2005년 9월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고(故) 장모 씨(사망 당시 66세)에 대해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장 씨는 2003년 7월 오후 1톤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에서 트럭을 운전하다 고의로 추락 사고를 내 당시 조수석에 탑승했던 아내 A 씨(사망 당시 45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장 씨는 '단순 사고'를 주장했지만, 검찰은 장 씨가 아내 앞으로 가입한 9억 3000만 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사고를 낸 것으로 봤다. 장 씨는 대법원을 거쳐 2005년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그러나 법원은 장 씨에 대한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인정하며 2024년 1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장 씨는 재심 재판을 위해 해남교도소로 이감되던 중 급성백혈병이 발견돼 치료를 받다가 같은해 4월 숨졌다. 형집행정지 결정이 늦어지면서 장 씨는 병원 치료 중에도 손과 발에 수갑을 착용했다.

검찰은 살해 사건과 관련해 장 씨가 경제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아내 앞으로 다수의 생명 상해 보험을 가입했고, 보험금 미납으로 보험 해지가 우려되자 수면제를 먹인 뒤 화물차를 저수지로 추락시키고 홀로 빠져나온 '살인 사건'으로 판단했다.

반면 사망한 장 씨를 대리해 온 박준영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섣부른 선입견이 중첩돼 '졸음 교통사고'가 살인사건으로 오판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몸에선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검찰이 주장하는 방어흔은 119구조대의 심폐소생술에 의한 것이었며, 당시 국과수의 법공학·법의학·약리학 모두 과학적 오류를 저질렀다는 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다수 보험가입' 대해서도 "대부분 납입금을 환급받는 저축성이었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적극적으로 가입했고, 보험금 수령자가 피해자로 된 보험도 다수였다며 "피고인이 서민이니까, 잘 살지 못하니까 남들이 20만 원씩 2개만 가입하면 됐던 보험을 1만 원짜리로 여러 개 들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재심 재판부는 "피해자 몸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사고 지점에는 바윗돌이 잡초 속에 숨어 있어 검찰 말대로 피고인이 돌을 무의식적으로 피해 살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범행 동기로 삼은 경제적 상황이 살인 동기가 될 만큼이었다고 볼 수 없고, 다수의 보험 가입 또한 피고인의 변소가 충분히 수긍된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이기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전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