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한 700억 비트코인이 사라졌다…피싱 당해 분실
항소심 법원 '도박공간개설' 사건에 비트코인 320개 몰수 처분
대법원 이달 해당 사건 확정…검찰, 지난해 말 탈취 여부 확인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검찰이 피싱 범죄에 당해 압수물로 보관하던 수백억대 비트코인을 분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방을 알 수 없는 비트코인은 최근 대법원이 몰수를 확정한 '해외 도박장 사건'의 압수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은 지난해 6~7월쯤 범죄 자금으로 압수·보관하던 비트코인 상당수를 분실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분실 여부를 확인하고 잃어버린 비트코인의 행방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스캠 사이트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피싱 범죄에 당해 비트코인을 분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지검은 전국 검찰청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압수물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체적 피해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탈취 당한 비트코인은 700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2022년 12월 해외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비트코인 1800여개를 국내로 은닉하려 시도한 30대 여성 A 씨를 구속 수사했다.
A 씨는 아버지 B 씨와 함께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태국에서 비트코인 2만 4613개를 입금받아 '온라인 비트코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공간개설 등)로 기소됐다.
B 씨는 좁혀오는 경찰 수사망에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새로운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들었고, 교도소에 갇히게 되자 딸에게 사이트를 넘겼다.
수사 초기 이런 과정을 거쳐 일당이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은 비트코인 4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국내 자금세탁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인 끝에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비트코인 1800여개를 국내에 들여와 은닉했다. 경찰은 그 중 320개를 압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누군가 A 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1476개(2024년 2월 기준 가치 1000억 원)를 빼돌렸다.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024년 2월 압수된 비트코인 320.88개에 대한 몰수 명령을 내렸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700억 원대에 이른다.
해당 재판은 검찰과 피고인 쌍방 항소로 대법원에 장기간 머물렀고, 올해 1월 8일 쌍방 상고 기각으로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중순쯤 선고기일을 잡았는데, 검찰이 대법 판결을 앞두고 몰수한 비트코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싱 탈취' 여부를 확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국내에서 사라져버린 1400여개 비트코인의 행방을 찾기 위해 광주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인 바 있다. A 씨가 '수사기관이 이 비트코인을 빼돌렸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 끝에 경찰이 비트코인을 빼돌린 것이 아닌 A 씨가 허위 증언한 것으로 판단, 범죄수익 은닉처벌법 위반 혐의와 무고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해당 재판은 2월 6일 광주지법에서 속행된다.
검찰이 탈취당한 비트코인이 해당 사건의 몰수물이라면, 사실상 A 씨가 국내 은닉한 비트코인은 모두 행방을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싱 피해를 당한 것은 맞지만 압수된 비트코인의 사건 연관성, 피해 규모 등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잃어버린 비트코인을 회수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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