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후 4개월 아이 울자 "죽어…너 같은 건 필요 없어"

여수 갓난아기 살인사건 재판…부모 학대 담긴 CCTV 공개
자는 아기 얼굴 밟고 지나가고 발목 잡아 침대에 내던져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뉴스1DB ⓒ News1

(순천=뉴스1) 김성준 기자 = "죽어!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20일 오후 광주지법 순천지원 316호 법정. 전남 여수에서 4개월 된 아기를 살해한 부모들에 대한 재판이 열린 재판정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부모들이 갓난아이에 저지른 비인륜적인 모습들이 담긴 홈캠이 드러나면서다.

"학대는 인정하지만,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친모 A 씨(30대)도 얼어붙은 법정 분위기에 뒤늦게서야 "죄송하다"며 반성을 쏟아냈다.

재판장은 이례적으로 "법정에 계신 모두가 지금 소리만 들어도 상당히 괴롭다"며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홈캠 영상을 증거로 제시한 검사는 "한명이라도 기본적인 보호를 했다면 아이가 사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울분에 찬 눈물을 흘렸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규)는 이날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함께 기소된 남편 B 씨에 대한 변론 절차를 밟았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여수시 본인의 집에서 4개월 된 아들을 아기용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임하고 진술을 번복시킬 목적으로 참고인을 협박한 혐의다.

수사 과정에서 A 씨와 B 씨는 아동 학대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과 달리 검사가 증거로 현출한 '홈캠' 영상은 재판정에 방청하던 시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A 씨는 사건 발생 10일 전부터 아기를 꾸준히 학대했다. A 씨는 자는 아기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거나 아기의 발목을 잡고 침대에 던지는 등 장난감처럼 다뤘다.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자 "죽어, 너 때문에", "XX, 너 같은 건 필요 없다" 등의 욕설을 내뱉으며 폭행을 가하는 장면도 수 차례 보였다.

이 과정에서 B 씨가 A 씨에게 "(그 정도면) 학대 아니냐"고 묻자 A 씨는 "학대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법정에 계신 분들 모두가 지금 소리만 들어도 상당히 괴롭다"면서도 "(공소사실 등) 글자로 기재된 것보다 학대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검사는 친부 B 씨의 보석 신청을 기각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부모 중 한명이라도 피해자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를 했다면 아기가 사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 B 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그는 아기가 사망한 당일에도 장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성매매를 하러 갔다"고 힘겹게 이어갔다.

검사는 "남은 자녀에 대한 육아를 이유로 한 보석 신청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 지자체가 육아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받았다"고 기각을 구했다.

A 씨에 대한 결심공판은 오는 3월 2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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