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속도전'…강기정·김영록 '의기투합' 왜?

지방 소멸 대응·미래 발전에 공감대 형성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9일 오후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민 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6.1.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1986년 광주시와 전남도가 분리된 뒤 세 차례의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말까만 하더라도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에 대한 별다른 논의는 없었다.

그렇지만 2026년 새해를 기점으로 시도의 행정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마치 사전에 통합을 약속이나 했던 것처럼 한목소리를 내며 통합행보를 맞춰가고 있다.

이들 두 단체장이 의기투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신년사 등을 통해 행정통합을 제안했고,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에 화답했다.

이후 지난 2일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통합 단체장을 뽑겠다면서 행정통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15일 특별법 초안을 마련, 더불어민주당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법안을 다듬고 있고 전날부터 광주와 전남에서 시도민 공청회가 진행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은 과거 세 차례 시도에서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광역단체장 출마자 중 일부가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을 주장했지만, 양 지자체장이 논의를 해본 적이 없는 등 12월 말까지 별다른 쟁점이 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행정통합이 추진된 배경으로는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미래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광주와 전남은 인구 유출 등으로 인해 지역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이 많고, 타지역에 비해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이라는 균형발전 정책을 거론하면서 통합 지역에 파격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행정통합 지역에는 4년간 20조 원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산업과 기업 유치 지원, 공공기관 이전 지원 등을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행정통합으로 경제 규모를 키우고 정부로부터 대규모 재정 지원과 권한을 이양해 첨단 미래산업을 추진,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복안으로 추진하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김영록 지사와 강기정 시장이 각각 장관과 정무수석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 집권 초의 의지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가 광주·전남 대부흥의 '황금 찬스'가 왔다는 것을 알고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전 지역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유치 등이 이뤄지면서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은 점도 전남이 제안하고 광주가 화답하는 행정통합이 될 수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규모 사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보인 경쟁이 악성 경쟁으로 변질되면서 중앙 정치권에서는 사업 유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흘러나왔고, 이를 접한 지역 정치권에서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통합이 추진됐다는 분석도 있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것을 알면서도 지역소멸 등에 심각한 고민을 해 온 김영록 지사가 먼저 행정통합 제안을 했다"며 "강력한 통합론자였던 강기정 광주시장이 즉각 흔쾌히 화답하면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junwon@news1.kr